'국대 에이스' 문동주 딜레마, 프리미어12 강행하나…강백호·김혜성도 없는데 난감하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국가대표 에이스' 문동주(21, 한화 이글스)를 다시 볼 수 있을까. 지금으로선 확률은 반반이다.
KBO는 12일 '2024 WBSC(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 프리미어12' 예비명단 60명을 발표했다. 예비명단에 문동주는 당연히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문동주는 지난해 10월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야구를 금메달로 이끈 에이스였다. 세대교체를 콘셉트로 옴직이는 류중일호를 대표하는 얼굴 가운데 하나가 바로 문동주다.
문제는 문동주의 몸 상태다. 문동주는 지난 11일 대전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문동주는 지난 8일 잠실 LG 트윈스전 선발 등판을 앞두고 어깨 피로를 호소해 급히 일정을 취소했는데, 하루 이틀 휴식으로는 차도가 없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치열한 5강 싸움이 진행되는 와중에 선발진의 한 축인 문동주가 이탈한 것을 안타까워하면서 "(문)동주가 안 아프고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돌아왔으면 좋겠지만, 그게 잘 안 됐으니까. 그러면 또 잊어야 한다"며 남은 시즌은 대체 선발투수들로 치르겠다고 밝혔다.
문동주는 현재 시즌 내 복귀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화는 13일 현재 시즌 성적 60승69패2무로 8위로 내려앉아 있다. 최근 5연패에 빠진 여파로 5위 두산 베어스와는 4경기차까지 벌어졌다. 지금으로선 열흘 뒤쯤이면 한화의 5강 싸움이 의미가 없을 확률이 매우 높고, 그러면 문동주가 무리하게 돌아올 이유도 없어진다. 그래서 사실상 문동주가 시즌 아웃됐다고 본다.
프리미어12는 오는 11월에 열린다. 문동주가 몸 상태를 회복하기까지 지켜볼 시간은 충분하지만, 한화 구단으로선 걱정이 될 만하다.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선수인 만큼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다음 시즌 몸을 만들 준비를 해야 하는데, 11월에 국제대회에 나가서 다시 전력투구를 하게 되면 겨우내 몸 상태가 어떨지 장담하기 어려워진다.
사실 문동주는 지난해부터 여러 차례 대표팀에 차출되면서 구단이 관리하는 이닝보다 더 투구했던 게 사실이다. 한화는 지난 시즌 문동주에게 120이닝 제한을 걸어뒀고, 문동주는 23경기에 등판해 118⅔이닝을 채운 뒤 시즌을 마쳤다. 구단은 철저히 관리한다고 했지만, 문동주는 10월에 항저우아시안게임에 나서고, 11월에는 2024 APBC까지 출전했다. 결국 겨울에는 휴식 위주로 관리하면서 시즌 준비가 늦어졌는데, 지난 3월에는 한국을 찾은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한 연습 경기에 출전하는 '팀코리아'에도 차출됐다.
결국 문동주는 탈이 났다. 올해 전반기에는 13경기에서 3승6패, 66⅓이닝, 평균자책점 6.92에 그쳤다. 류현진에게 체인지업을 배우는 등 투구 패턴에 변화를 주면서 극복하려 애를 썼는데 결국 2군에서 재정비하는 시간을 길게 보내야 했다. 후반기에 돌아온 문동주는 8경기에서 4승1패, 45이닝, 평균자책점 2.60으로 맹활약했다. 문동주는 전후반기의 차이가 큰 원인으로 어깨 부상을 꼽았다. 견갑 쪽이 계속 좋지 않아 전력 투구가 어렵고, 자연히 직구 구위가 살아나지 않았는데 후반기 들어 몸 상태를 회복하니 시속 160㎞까지 강속구를 던질 수 있게 됐다고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또 어깨가 아파 휴식을 취하는 상황이다.
대표팀으로선 문동주가 11월쯤에는 회복해서 합류할 수 있길 간절히 바랄 것이다. 한국은 그동안 프리미어12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2015년 초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2019년 제2회 대회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제3회 대회는 젊은 유망주들 위주로 꾸리겠다고 했지만, 세대교체의 결과를 증명하려면 어느 정도 성적은 나야 한다. 당연히 에이스 문동주를 빼놓고 생각하긴 어렵다.
게다가 한국 타선의 주축인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 강백호(kt 위즈)가 기초군사훈련 일정이 겹쳐 프리미어12에 출전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둘은 지난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아 올해 기초 군사 훈련을 받아야 하는데, 공교롭게도 병무청에서 지정한 날짜가 프리미어12 기간이라 합류할 수 없게 됐다. 이미 큰 손실이 생겼기에 문동주마저 빠지면 대표팀도 난감해진다.
지금으로선 한화도 대표팀도 이도 저도 못하는 상황. 일단 문동주가 대회 전까지 얼마나 몸 상태를 회복하는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명단이 아닌 예비명단이고, 예비명단 60인 안에서 다 선발할 계획도 아닌 만큼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전력강화위원회는 문동주의 상태를 계속 꼼꼼히 살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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