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휴업'에 거침없는 '타자' 오타니…'꿈의 기록'에 다가섰다

김희준 기자 2024. 9. 1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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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받은 팔꿈치 수술로 투수로는 못 뛰어
시즌 47홈런-48도루…전인미답 50-50 눈앞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LA 다저스의 오타니 쇼헤이가 11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경기 1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1점 홈런(47호)을 치고 있다. 오타니는 2회에 도루를 추가(48호)해 47-48을 기록했고 다저스는 1회에만 홈런 4개를 치며 5점을 뽑아냈다. 2024.09.12.

[서울=뉴시스] 김희준 기자 = 투수로는 '휴업'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메이저리그(MLB)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타자로서 자신의 가치를 아낌없이 드러내고 있다.

타자로만 뛰며 전력을 다한 오타니는 전인미답의 50홈런-50도루 달성을 눈앞에 뒀다.

일본프로야구 닛폰햄 파이터스에서 '투타 겸업'을 선보인 오타니는 2018년 MLB에 진출한 뒤에도 '이도류'를 이어갔다. MLB는 타자로도, 투수로도 준수한 성적을 내는 오타니에 열광했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에서 뛴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타자로는 84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4 171홈런 437타점에 OPS(출루율+장타율) 0.922의 성적을 거뒀다.

투수로는 86경기에 등판해 38승 19패 평균자책점 3.01을 기록했다. 481⅔이닝을 던지면서 608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투타 겸업을 앞세운 오타니는 2018년 아메리칸리그 신인왕을 거머쥐었고, 2021년과 2023년에는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했다.

2021년에는 타자로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OPS 0.965를, 투수로는 9승 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투타에서 모두 한층 나은 기록을 썼다. 타자로 타율 0.290 46홈런 101타점 OPS 0.986, 투수로는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의 성적을 냈다.

사상 유례없던 투타 겸업을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선보인 오타니는 세계적으로 야구의 아이콘이 됐다.

2023시즌 뒤 프리에이전트(FA)가 된 오타니는 다저스와 계약기간 10년, 7억달러(약 9394억원)라는 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올해 오타니는 투수로는 뛸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는 지난해 9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았다. 이 수술을 받는 경우 통상적으로 1년간의 재활이 필요하다.

오타니가 투수를 내려놓고 타자로만 뛰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일지에 관심이 쏠렸다.

그가 타자로만 뛴 것이 올해가 처음은 아니다. 에인절스 시절에도 있었다.

2018년 10월에도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2019년 팔꿈치 재활을 이어가며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당시 성적은 106경기 타율 0.286 18홈런 62타점 OPS 0.848이었다.

다만 당시에는 무릎 수술을 받으면서 9월 중순 시즌을 접었다.

MLB 최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오타니는 올해 5년 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오타니 쇼헤이는 10일(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서 시즌 47호 도루를 기록했다.

MLB 진출 당시부터 함께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불법 도박과 절도 혐의를 받아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지만 금방 털어냈다.

2023년 44홈런을 날려 아메리칸리그 홈런 1위를 차지하기도 했던 오타니는 시즌 초반부터 매섭게 홈런을 쌓아나갔다. 6월 한 달 동안 26경기에서는 12개의 홈런을 몰아치는 괴력을 선보였다.

여기에 빠른 발까지 자랑하며 도루도 차곡차곡 해냈다.

오타니는 2021년 26도루, 2023년 20도루를 기록할 정도로 주력이 나쁘지는 않았으나 투수로 뛸 때에는 부상을 우려해 적극적으로 뛰지는 않았다.

그러나 투수로 뛰지 않는 오타니는 한층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선보였고, 도루도 늘어났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탬파베이 레이스전에서 시즌 40홈런과 40도루를 동시에 달성했다. 40홈런-40도루는 역대 6번째였는데, 오타니는 126경기 만에 이를 달성해 최소 경기 신기록을 써냈다.

지난 8월 31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전에서는 시즌 43호 홈런을 치고 43번째 도루도 했다.

43홈런-43도루도 MLB 사상 최초였다.

오타니에 앞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한 5명은 1988년 호세 칸세코(42홈런-40도루), 1996년 배리 본즈(42홈런-40도루),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42홈런-46도루),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46홈런-41도루), 2023년 로널드 아쿠냐 주니어(41홈런-73도루)다. 43홈런, 43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없었다.

40홈런-40도루 달성 이후 오타니의 50홈런-50도루 달성 여부에 큰 관심이 쏠렸다. 오타니는 진격을 거듭했고, 지난 12일 시카고 컵스전에서는 시즌 47호 홈런을 날린 뒤 시즌 48호 도루까지 해내 50홈런-50도루에 한 발 더 다가섰다.

'타자 오타니'의 가치를 한껏 보여준 오타니는 MVP 수상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꿈의 기록인 50홈런-50도루를 달성할 경우 만장일치 MVP 수상도 노려볼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지명타자로 주로 뛴 선수가 MVP를 수상한 적은 없었다. 오타니가 수상하면 역시 최초 사례가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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