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중 기도 막혀 숨진 장애인…4년 만에 시설 책임 일부 인정

[앵커]

4년 전 인천의 한 장애인 시설에서 중증 발달 장애를 가진 30대 남성이 식사 도중 기도가 막혀 숨졌습니다.

사망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긴 소송이 이어졌고 법원은 시설이 주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김보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식사 중 갑자기 자신의 귀를 때리고 무언가를 찾는 듯 주변을 돌아봅니다.

중증 발달 장애를 가진 30대 윤 모 씨.

직원의 도움으로 물을 마셨지만 쓰러졌고 직원은 응급 조치를 한 뒤 119에 신고했습니다.

심정지 상태에서 1시간 14분 만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습니다.

[유족 : "마른 하늘에 진짜 날벼락이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갑자기 심정지로 이송됐다고 그렇게 전화를 받았으니까..."]

이 시설에서 11년째 지내고 있던 윤 씨의 사망 원인은 기도가 막히는 '기도 폐색'이었습니다.

유족들은 시설 측의 책임이 있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시설 측은 질병사라며 맞섰습니다.

근거는 윤 씨가 평소 앓던 뇌전증이 기도 폐색의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국과수 부검 결과였습니다.

이후 2년여 동안 재판이 이어졌고, 법원은 시설 측의 책임을 일부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시설 측이 이미 윤 씨의 뇌전증을 알고 있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윤 씨가 입마름 등 처방약 부작용으로 진료를 받았던 만큼, 이러한 윤 씨 상태에 대한 시설 측의 주의가 필요했단 겁니다.

다만, 시설 측이 당시 응급조치를 취해 과실이 크다고 보긴 어렵다며 과실 비율을 40%로 인정해 5천4백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유족 : "응급조치하라는 대로 했으니까 그걸로 대처가 다 된 거 아니냐는 식으로 말씀하신 거. 조금 받아들이기 좀 힘들었어요."]

장애인 단체들은 법원 판단에 감사하다면서 시설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습니다.

KBS 뉴스 김보담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박은주/그래픽:김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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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담 기자 (bodam@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