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싫어져"…비혼 부추기는 이혼 예능, '도파민'만이 정답은 아닌데 [TEN스타필드]

태유나 2024. 9. 13.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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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오예≫'콘텐츠 범람의 시대'.

이혼 관찰 예능의 현주소다.

방송 후에는 이들이 '이혼숙려캠프' 전에도 '인간극장', '안녕하세요', '물어보살' 등 다수 예능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작 의혹'이 불거져 진정성까지 잃었다.

저출산에 결혼을 포기한 이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이혼 관찰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주는 공익적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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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유나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이혼숙려캠프'·'한이결', 비혼 장려 된 이혼 관찰 예능
[텐아시아=태유나 기자]
'이혼숙려캠프', '한이결' /사진제공=JTBC, MBN


≪태유나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이혼 위기에 있는 부부의 관계 회복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는 잃어버린 지 오래다. 재미와 감동 대신 도파민 가득한 자극적 요소뿐이다. 결혼과 출산 장려는커녕 비혼만 부추기는 모양새다. 이혼 관찰 예능의 현주소다.

현재 방송 중인 이혼 관찰 예능은 JTBC '이혼숙려캠프'와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한이결')이다. '이혼숙려캠프'는 이혼 위기에 놓인 일반인 출연자 부부들의 55시간 관계 회복 프로젝트를 담았고, '한이결'은 스타 부부들이 가상 이혼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이혼숙려캠프' /사진제공=JTBC


그러나 두 프로그램 모두 그럴싸한 기획의도로 포장된, 비혼 장려 프로그램에 지나지 않았다. 앞서 '이혼숙려캠프' 제작발표회에서 김민종 CP는 "자극적이라고 생각할 텐데, 사연보다는 관계 회복을 위한 설루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자극적으로 흐르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실제 방송은 제작진의 말과 전혀 달랐다. 투견 부부는 거친 폭언과 욕설이 난무했고, 5살 아이가 보는 앞에서 서로를 폭행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아내가 남편에게 실외 배변을 시킨다는 점에서 충격을 안겼다. 캠프에 입소후에도 서로를 향해 날을 세우며 싸우는 모습 뿐이었다. 

갓생 부부 역시 아내를 가스라이팅 하는 남편의 고집불통 모습이 답답함을 유발했다. 또 아내가 심각한 우울증이라는데도 믿지 않고, 솔루션 중에도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해 분노를 유발했다. 방송 후에는 이들이 '이혼숙려캠프' 전에도 '인간극장', '안녕하세요', '물어보살' 등 다수 예능에 출연한 사실이 알려지며 '주작 의혹'이 불거져 진정성까지 잃었다. 

'한이결' /사진제공=MBN


'한이결'은 대중에게 알려진 스타 부부가 출연하는 데도 수위가 상당하다. 야구선수 출신 최준석의 아내 어효인은 "남편이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부부 사이가 악화됐다"며 둘째를 임신했을 당시 극단적인 생각을 했다는 충격 발언을 했다. 또 최준석이 사기 피해로 20억을 날렸는데 이혼을 하더라도 부채를 나눠 갚아야 한다는 사실에 망연자실했다. 

요리연구가 이혜정은 남편의 과거 외도를 끊임없이 언급하며 관계를 악화시켰고, "남편이 그 여자를 웃던 얼굴이 죽어도 안 잊혀진다. 어디 가서 웃으면 또 그 장면이 떠오른다"면서 가슴에 응어리진 트라우마와 고통을 호소했다.

'한이결' /사진제공=MBN


결혼해서 알콩달콩 사는 부부들이 훨씬 많은데, 이러한 프로그램들만 우후죽순 늘어나는 탓에 비혼관만 더욱 강해진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실제로도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결혼하기가 무섭다", "비혼 장려 프로그램이냐", "보고만 있어도 정신병 올 것 같다"고 일침했다. 아무리 이혼율이 높은 시대라도, 적나라하게 이혼 위기에 놓인 부부 생활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건 방송사의 단순한 화제성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대중은 피로감만 느낄 뿐이다.

저출산에 결혼을 포기한 이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이혼 관찰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주는 공익적 가치가 무엇인지 묻고 싶다. 남의 불행을 관음하며 위로를 얻으라는 걸까. 행복한 부부의 일상을 전하고, 성숙한 결혼 생활을 위한 길잡이가 되어줘야 할 프로그램이 방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야 할 때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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