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금리인하 압박`에도 선긋는 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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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한국은행을 향해 기준금리 인하를 연일 압박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섣부른 금리인하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은은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결정은 부동산 정책 효과 등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금리인하의 시기와 속도 결정에선 기준금리 조정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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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여당이 한국은행을 향해 기준금리 인하를 연일 압박하고 있지만 한국은행은 섣부른 금리인하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은은 금리인하 시기와 속도 결정은 부동산 정책 효과 등을 검토한 뒤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대출 규제가 둔화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주택 가격의 경우 단기간 내 꺾이기 어렵다고 한은이 평가를 내린 만큼, 다음달 기준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의사 보고서를 통해 한번 더 확인시킨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12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 이후 가계대출이 급증함에 따라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2분기 이후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향후 금리인하의 시기와 속도 결정에선 기준금리 조정에 따른 금융안정 리스크가 가장 중요한 고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하가 금융 성장·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면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준금리 운용 방향에 대해 한은은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강해지고 있다"며 "환율도 레벨이 한 단계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한은은 최근 주택시장·가계부채 상황에 대한 평가와 시사점을 점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내다봤다. 가계부채비율도 현재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향후 수도권 주택가격 및 가계대출은 점차 안정화 될 것이란 의견과 불안 장기화 가능성 의견이 상존하는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란 의견을 냈다. 현재 주택에 대한 투자수요보다는 실수요가 많은 것으로 보고 안정화를 전망하는 견해가 있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공급 확대와 거시건전성 정책 강화의 효과가 점차 나타나 내년 이후 안정될 것이라는 의미다.
반면 거시건전성 규제의 효과가 불확실하고, 수급불균형을 우려해 불안 장기화라는 견해가 상존하고 있다고 봤다.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이 내년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수도권 주택가격이 상승세를 지속하면서 소득, 사용가치 등과의 괴리 폭이 확대되고 있으며 가계부채비율도 현재의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경기진작 효과는 제한적인 가운데 향후 주택가격 조정 과정에서 금융·경기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고 높은 가계부채비율이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통화신용정책보고서 설명회에서 '금리가격과 주택가격 전망'에 대해 "지난 8월에 금리를 내렸어야 하는 이야기가 나오는 걸 알고 있다"며 "금리는 종합적으로 전망하면서 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부총재보는 "주택가격 상승률도 8월 첫째∼둘째 주에 피크를 찍고 이달부터 상승 폭이 둔화되면서 거래량도 조금씩 내려오는 것으로 보여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가 당장 다음달이 되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지난달 금통위 본회의에서 나온 결과를 한번 더 짚어준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 총재가 이미 지난달 통방회의 후 간담회에서 10월에는 금리인하를 하지 않을 것처럼 발언했다. 이 총재의 발언과 보고서는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며 "가계부채 증가세,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되지 않는 한 한은이 쉽게 기준금리를 인하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형연기자 jh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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