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귀성길, 당신의 자동차는 안녕하십니까?
길게는 7~8시간을 달려야 하는 추석 귀성길은 자동차나 운전자 모두에 부담이 된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에는 무더위와 소나기가 예고돼 있어 에어컨 같은 편의장치가 제 기능을 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안전하고 쾌적한 운전에 필요한 차량 점검 요령 몇 가지를 알아봤다.
■에어컨 고장 나면 귀성길은 ‘고생길’
에어컨이 제 기능을 못 하면 귀성길은 ‘고생길’이 된다. 통상 에어컨을 켜면 컴프레서에 부하가 걸려 차가 좀 무겁게 느껴지는데, 이런 느낌이 없거나 냉기가 나오지 않으면 컴프레서 이상이나 에어컨 가스(냉매) 부족을 의심할 수 있다.
에어컨 가스를 정기적으로 보충해야 한다고 믿는 운전자들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공조 장치에 이상이 없으면 에어컨 가스는 폐차 때까지 새지 않아야 한다. 온도가 쉽게 낮아지지 않는다면 가스 보충 대신 에어컨 전체를 손보는 것이 맞다.
차량 실내 온도가 올라간 상태에서 에어컨을 켤 때는 처음부터 바람을 가장 세게 해야 온도가 빨리 낮아진다. 공조 버튼 중에 ‘오토’를 누르고 온도가 낮아지면 바람 양을 조절하면 된다. 기온이 30도를 웃돌면 휴게소에 잠깐 주차하는 동안에도 차량 실내 온도가 급상승한다. 이럴 때는 차 문을 열어 더운 열기를 먼저 빼내는 것이 효과적이다. 앞뒤 차 문을 모두 열고 부채질하듯 운전석 차 문을 여닫으면 열기가 좀 더 빨리 빠진다.
습기가 남아 있는 에어컨 증발기에 곰팡이가 끼면 퀴퀴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몇 분 전쯤 에어컨 A/C 버튼을 눌러 컴프레서 작동을 멈추고 송풍 상태로만 팬을 돌려준다. 이때 공기 유입 모드는 외부 공기 유입으로 설정하고 바람 세기를 최고 단으로 하면 습기가 어느 정도 제거된다.
최근에 나오는 차량은 대부분은 ‘애프터 블로’ 기능이 있다. 운전자가 엔진을 끈 상태에서 자동으로 공기 순환용 블로우 모터를 일정 시간 구동해 에어컨 내부를 말려주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팬을 세게 돌리지 않아도 된다. 그래도 냄새가 난다면 에어컨 필터를 의심해보자. 에어컨 필터에 이물질이 껴도 좋지 않은 냄새가 발생한다.
에어컨 필터는 실내로 들어오는 나쁜 공기를 막아주는 ‘마스크’다. 마스크도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없듯 에어컨 필터도 교체가 필요하다. 차량에 따라 교환 방식이 다르지만 대부분 운전자가 직접 할 수 있다. 현대모비스나 보쉬 등의 제품을 인터넷이나 부품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통상 2만㎞ 안팎에서 교체하면 된다.
■빗물 안 닦일 땐 물티슈로 블레이드 깨끗이
와이퍼도 장거리 운전에 앞서 점검해야 할 장치다. 이번 추석 연휴에는 소나기가 쏟아지는 지역도 더러 있는 것으로 예보됐다. 와이퍼를 작동시켜도 빗물이 완전히 닦이지 않고 유리가 번들거리거나, 동심원 형태로 줄이 생기면 와이퍼 블레이드를 교체해야 한다.
교체용 와이퍼는 시중 대형마트에서 구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살 수 있는데, 주의할 점은 차량마다 사이즈가 다르다는 점이다. 좌우 와이퍼 사이즈가 다른 차량도 흔하다. 이 때문에 소유 차량의 와이퍼 사이즈를 정확히 확인한 뒤 사야 한다.
와이퍼 블레이드는 주 재질이 고무다. 고무는 사용하지 않아도 강한 자외선을 쬐거나 오래되면 경화하기 때문에 1년에 한 번쯤은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스페어 타이어처럼 좌우 와이퍼는 한 벌쯤 미리 여벌을 사 트렁크 등에 비치하고, 유리창이 잘 닦이지 않을 때 교환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즘은 차량의 공기 저항과 소음을 줄이기 위해 와이퍼가 보닛(후드) 아래 있는 경우가 많다. 이 상태에서는 와이퍼 암을 들어올릴 수 없다. 이럴 때는 와이퍼를 작동시켜 와이퍼가 유리창 위에 올라온 상태에서 시동을 끄면 와이퍼가 유리창 위에 멈춘다. 기아 쏘렌토처럼 ‘와이퍼 교체 모드’가 있는 차량도 나온다. 차량 각각의 설명서에 맞게 와이퍼를 작동시키면 보닛 아래 있던 와이퍼가 유리창 중앙에 위치한다.
당장 교체할 와이퍼가 없는데 잘 닦이지 않거나 삐걱거리는 소음이 심하다면 와이퍼 블레이드를 닦아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 와이퍼를 살짝 들고 물티슈 등으로 와이퍼 고무 날을 닦아주면 된다.
■고향 가는 날 아침에 배터리가 방전된다면
흔히 배터리는 겨울철에 많이 방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사실 배터리는 계절에 관계없이 방전된다. 사용한 지 몇 년이 지나면 소형 실내등을 하루 정도만 켜놓아도 시동이 안 걸리기도 한다.
배터리가 방전되면 가입한 보험사에 연락하는 게 최선이다. 대체로 30분~1시간 이내에 ‘배터리 점프’ 서비스가 가능하다. 아주 낡은 배터리만 아니라면 40분 정도 충전해주면 배터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수명이 한계치에 가까워진 배터리는 한 번 방전이 되면 이전보다 충전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 이럴 때는 귀성 또는 귀경 후에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동 버튼을 눌렀을 때 시동이 힘차게 한 번에 걸리지 않고 스타트 모터가 몇 초간 힘겹게 돌다 시동이 걸린다면 아예 배터리를 신품으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배터리는 길게는 5~6년 이상 사용할 수도 있지만, 3~4년에 한 번 정도 점검을 하고 5년이 넘으면 교환하는 것이 현명한 관리다.
귀성·귀경 길에는 타이어 펑크도 흔히 발생한다. 평지를 달리고 있는데도 운전대가 한쪽으로 많이 쏠리거나 계기판 타이어 공기압 모니터링 시스템(TPMS) 아이콘에 불이 들어오면 교통사고로부터 안전한 곳에 차를 주차하고 앞뒤 타이어 모두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좋다. 타이어 측면이 손상됐거나 도로와의 접촉면에 못이나 나사 등이 박히면 공기압이 떨어지고 타이어가 주저앉게 된다. 최근에는 4바퀴의 공기압이 모두 표시되는 차량이 많다. 적정 공기압보다 크게 떨어지면 해당 타이어를 점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펑크 난 타이어 수리는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가입된 보험사에 연락하는 게 가장 수월한 방법이다. 보험사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트렁크 등에 비치된 스페어 타이어로 교체하거나, 휴대용 리페어 키트로 펑크를 임시로 막는 방법이 있지만, 일반인이 하기에는 조금은 까다롭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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