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노조도 정몽규 회장 집행부에 등 돌렸다 “불출마 선언이 한국축구 위기 수습, 더 이상 못 참아” 강도 높은 비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가운데)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월드컵 3차 예선 팔레스타인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4. 9. 5. 상암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대한축구협회 내부에서도 정몽규 회장 연임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협회 노조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축구 팬과 언론의 성난 여론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회장의 4선 고지만 맹목적으로 쫓는 정몽규 집행부의 행태는 무지를 넘어 무능 그 자체”라며 “정 회장은 불출마 선언을 하고, 위기의 축구협회를 수습하는데 남은 임기를 보내기를 바란다. 정 회장의 불출마 선언이 한국축구 위기를 수습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정몽규 집행부의 연속된 헛발질을 보면서도 ‘상식의 수준에서 수습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지켜보았다. 그 기대에는 축구협회 구성원이라는 일말의 책임 의식도 있어 사측을 비판하기 전에 우리 스스로 문제는 없었는지 자성하고 성찰하는 시간을 먼저 가진 것”이라면서 “내년 1월 축구협회장 선거에 노조가 개입한다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 침묵이 길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노조도 일반 축구 팬과 마찬가지로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몽규 집행부는 이번 임기까지만 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조는 “정 회장은 논란과 우여곡절 속에 새로 꾸려진 대표팀 감독과 스태프들이 자리 잡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끝으로 한국 축구와의 인연은 여기서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라며 “나머지 산적한 개혁과제는 차기 집행부의 몫으로 남기고 미련 없이 떠나길 바란다”라며 협회와 작별한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정 회장과 더불어 현 집행부를 함께 비판했다는 사실이다. 정 회장은 최근 몇 년간 자신뿐 아니라 집행부를 잘못 꾸렸다는 지적도 함께 받았다. 홍명보 전무 체제에서는 협회가 지금과 비교해 원활하게 돌아갔던 것도 사실이라 노조의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정 회장의 4선을 반대하는 의견은 축구계를 넘어 정부,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문체부 유인촌 장관이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허가하면 할 수 있다고 돼 있는데, 공정위가 정말 공정하다면 다시 출마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대놓고 정 회장의 재선을 반대하기도 했다.

이번엔 협회 내부 조직인 노조에서도 정 회장을 비판하고 나선 만큼 재선 반대 여론에 불이 붙을 가능성이 크다. 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