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업체도 '다회용 택배상자' 도입하나…환경부, 내년 비용 지원

성소의 기자 2024. 9. 1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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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용 택배상자, 일회용보다 온실가스 배출 75% 적어
"중소 유통업체들 다회용 택배상자 수요 충분히 있어"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추석을 10여일 앞둔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1층 로비에 추석 선물 택배상자가 쌓여있다. 2024.09.05. kch0523@newsis.com

[세종=뉴시스]성소의 기자 = 환경부가 내년부터 중소 유통업체들의 다회용 택배상자 도입을 지원한다.

13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환경부는 국회에 제출한 2025년도 예산안(정부안)에 '다회용 택배시장 형성 지원' 예산으로 13억7800만원을 신규 편성했다.

이는 유통업체에 다회용 택배상자를 공급하고 회수·세척까지 도맡는 대여업체(물류기업)에에 택배상자 회수비와 세척비 일부를 국고로 지원해주는 사업이다. 유통업체가 물품을 포장·발송할 때 쓰는 일회용 택배상자를 '다회용' 상자로 대체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추진됐다.

현재는 쿠팡, 마켓컬리, SSG.COM, 헬로네이처와 같은 대규모 유통업체들만 자체적으로 다회용 냉장 택배상자를 사용하고 나머지 중소 유통업체들 대다수는 일회용 상자를 쓴다. 다회용 택배상자를 쓰는 비용이 더 높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산출한 일회용 및 다회용 택배상자 소요비용을 보면 아이스팩 비용(500원), 포장비(600원), 배송비(2000원)는 일회용 택배상자와 다회용 택배상자 모두 동일하지만, 다회용 상자를 쓸 경우 회수비(1800원)와 세척비(84원), 재공급(34원)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다만 택배상자비는 여러 번 재사용되는 다회용 상자(822원)가 일회용 상자(1400원)보다 더 낮다.

종합하면 일회용 택배상자를 쓰던 유통업체들이 다회용으로 갈아타게 되면 1회당 1340원의 추가 지출이 발생하게 된다. 이 차액 만큼을 대여 업체에 지원한다는 게 환경부 계획이다.

다만 다회용 상자를 자체적으로 운영 중인 쿠팡, 마켓컬리, SSG.COM, 헬로네이처 등은 제외하고 풀무원, 랭킹닭컴, 팀프레쉬, 콜드플레이트 등과 같은 중소 유통업체 중심으로 보급을 유도할 방침이다.

다회용 택배상자 도입 의사를 뚜렷하게 나타낸 유통업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는 사업 시행이 확정되면 내년 본격적으로 공모를 시작해 업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 수송 포장재 폐기물은 연간 200만톤 발생한다. 라면박스 기준으로 약 36억3000만개에 달하는 수준이다.

특히 온라인 쇼핑 시장이 성장하면서 일회용 택배상자 쓰레기 발생량은 2012년 14억개에서 2021년 36억3000만개로 9년 새 2.6배 증가했다.

다회용 택배상자 도입이 활성화되면 폐기물 발생은 물론 온실가스 배출도 줄일 수 있다.

다회용 택배상자는 일회용 상자보다 온실가스 배출이 약 75% 적고 폐기물 발생도 99%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가 2021~2022년 실시한 다회용 택배상자 시범사업 분석 결과에 따르면 다회용 택배상자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1회당 213gCO2로 일회용 택배상자(1회당 835.1gCO2e)보다 74.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기물 발생량도 다회용 택배상자가 1회당 4.3g으로, 일회용(1회당 610g)보다 99.3% 적었다.

다만 경제성이 떨어지고 회수율을 높일 방안이 마땅치 않아 유통업체들은 다회용 상자 도입을 꺼려한다.

한국폐기물협회가 지난 2022년 사용자 24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으로 제품 가격이 오르는 데 동의한 응답 비율은 34.8%에 그쳤다.

이에 환경부는 다회용 택배상자 규격을 표준화해서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보급사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진행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환경부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깎이면서 사업 추진 동력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부는 대신 유통업체에 다회용 택배상자를 대여해주는 대여업체에 회수, 세척, 재공급 비용을 지원해 다회용 택배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을 했을 때 다회용 택배상자 도입에 대한 중소 유통업체들의 수요가 충분히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 사업을 통해 다회용 택배상자 사용이 활성화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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