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일이’…빌라 거주자가 ‘주차장 자리’를 돈 받고 판다고?

권준영 2024. 9. 13.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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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연합뉴스>
<온라인 커뮤니티>

한 빌라 거주자가 자신의 주차장 자리를 타인에게 돈을 받고 판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장이 거세게 일고 있다.

13일 부동산 및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다세대빌라 주차장 임대해주고 돈받는 거주자들'이라는 제하의 글이 지난 10일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올라온지 3일도 채 지나지 않은 이날 오전 1시 4분 기준, 10만5518 조회수를 돌파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게시물은 높은 조회수와 많은 댓글들이 달리며 '베스트 글' 카테고리 배치됐다.

"5층 빌라 세입자"라고 자신을 밝힌 작성자 A씨는 "총 8세대 거주 차량 소유 세대 5세대. 차량수 5대다. 이사 오고 일주일 차에 난리가 났다"며 "4층 거주 반장이라는 아주머니가 (저보고) 차를 빼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이사온지 얼마 안 돼 거주자, 차주를 잘 모른다. 일단 내려가서 상황을 봤다. 내가 차 댈 때는 한 곳만 비어있었다. 내려 와보니 다른 자리가 많이 비어있다"며 "그런데도 자기네 차 지정 자리라고 빼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빌라에서 빈 곳에 차를 댔는데 뭐가 문제냐 하니, 자기가 반장이라 묵시적 지정주차 자리라고 한다. 그렇게 주차 분쟁의 서막이 시작됐다"면서 "못 빼니까 아주머니가 딴 곳에 가라고했다. 빼줄 때까지 찾아올 기세로 벨 수십 번 눌렀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그러면서 "여기는 다 각자 자리가 있으니 우리 자리도 배정해줬다ㅋㅋ 웃겼지만 좋은 게 좋은 거다 싶어 사는데 불편 없으니 오케이했다"며 "몇일 뒤부터 8대 주차공간에 8대가 꽉 찼다. 대체 뭔 대한민국 업종이 다 있는 건지 밤이고 낮이고 새벽이고 주말이고 '차 좀 나갈게요'가 매일 발생했다"고 의구심을 품었다.

A씨는 "내가 나갈 땐 또 연락이 겁나 안됐다. 그러던 어느 날 앞을 막고 있던 렉서스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다. '차 좀 나갈게요~'. 기다리니 5분 뒤쯤 우리 빌라가 아닌 어디 저 멀리 골목에서 기어나왔다"고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어디 사냐, 왜 남의 집에 주차하시냐고 하니 2층 아주머니한테 월 3만5000원 내고 월주차 하신다고 한다"며 "당신은 죄가 없으니 가시라고 했다. 그동안 밤이고 낮이고 자다가도 일어나 차 빼주러 튀어나가던 남편은 단전부터 깊은 빡침을 느꼈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요새 탐정들의 영업비밀을 정주행 중인 남편의 탐정 빙의 차량조사가 시작됐다. (우리가 거주하는 빌라에) 주차된 차를 전부 전화해서 거주지 확인을 했다"면서 "결론은 자기네 자리라고 난리치던 반장이 돈을 받고 주차장을 임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우리 집 폐기물 돈 내고 딱지 붙여 둔 거 죄다 가지고 들어가던 2층 아줌마가 주차장 임대를 한 것"이라며 "세입자 우선 주차인데 왜 피해를 주냐. 이번 달 말일까지 정리해달라. 본인들 돈 벌게 해주려고 내가 불편해야 되나. 이거 주차임대사업자 내고 하는 것인가"라고 물으니 (그 반장은) "법대로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자기네도 거주자라 주차지분이 있는데 자기넨 차가 없어서 자리를 손해 보고 있는데 '돈 받고 내준 게 무슨 상관인가'라고 한다. 대화 불가"라며 "참교육 시켜주고 싶은데 가장 좋은 방법이 뭘까요"라고 네티즌들에게 의견을 구했다.해당 게시물을 접한 커뮤니티 회원들의 반응은 뜨겁다.

일부 네티즌들은 "외부 차량 앞에 막아두고 빼달라고 연락 오면 2층 아줌마한테 연락하라고 해야죠.^^ 재미나겠네", "저도 빌라 살 당시에 이 상황 겪어봤습니다. 본인 지분 있다고 오만 잡동사니 다 놔둬요. 개인 작업공간으로 쓰더라고요…딱히 답이 없다는 게 문제ㅠㅠ", "딱히 불법은 아니라고 본 거 같습니다. 관련 기사도 있네요", "민사로…손해배상 청구하면 됩니다", "반상회 열어서 입주자들 투표해야 되는 걸로 압니다. 독단적으로 처리 시에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합니다", "크게 문제될 건 없어 보이는데 이딴 거 국세청에 신고해봐야 신경도 안 씀" 등의 댓글을 남겼다.

다른 이들은 "그 사람도 돈이 없나 보네. 그 정도 벌라고 별짓을 다 하네. 빌라는 살 곳이 못되는 구만~ 신축아파트로 가세요~ 주차 전쟁은 확실히 덜합니다~", "반장? 그 동네 통장 찾아가서 '이러 이러한 이슈로 국민신문고 및 동사무소에 해당 사안 끝까지 물고 늘어지고 난리칠 거다' 하면 씨알 먹힐 듯", "똥차 두 대 사서 책임보험만 넣고 한 달 정도 주차 자리 차지하면 정리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빌라·오피스텔 등 공동주택에서 월 주차권을 둘러싼 갈등이 다수 벌어지고 있다. 거주민이 인터넷 커뮤니티나 앱에서 월 주차권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다. 입주민들은 외부인 차가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고, 주차권을 구입한 이들은 돈을 주고 산 권리를 요구하면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것이다.

국내 한 주차장 공유 플랫폼에 따르면, 주차장 공유 이용률은 올 들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주차장 공유 앱은 쓰이지 않는 주차공간을 타인에게 공유하는 것으로, 주차난을 해소하자는 취지에서 출시됐다. 월 정기권을 사고파는 형식인데, 대략 월 10만~40만원 선에서 거래된다.

지방자치단체들도 주차장 공유 앱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와 일부 지자체들은 주차 공유가 빈 공간을 유기적으로 활용하는 도시재생적 방안이라고 평가하며, 주차장 공유앱과 거주자우선주차장 공유사업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공동주택의 부설주차장은 관련 법이 명확하지 않아 이해관계에 따른 갈등의 소지가 많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관련 규정이 명시된 건 '서울특별시 공동주택관리규약 준칙'이 유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준칙의 제85조에는 입주자 등은 주차장을 임대할 수 있지만 임대기간 및 임대조건을 입주자대표회의 의결로 결정하고, 결정한 내용에 대해 전체 입주자 등의 과반수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오피스텔 혹은 빌라 등의 주차장은 대부분 공용 공간"이라면서 "이 공간을 제3자에게 매도할 땐 반수 이상의 나머지 입주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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