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전 '영끌 막차'… 강남 신축 추격 매수 러시

김창성 기자 2024. 9. 13.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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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가 단지 신고가 행렬… 올해 서울 아파트 매매 45조 육박
지난해 연간 36조 추월… 8월 주담대 8.2조 돌파해 역대 최고
서울 아파트값 상승폭이 다시 커지고 강남일대 신촉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서초 일대 신축 대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가 속출하며 빠른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로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이 지속되고 대출 규제 시행 예고에 가계대출 고삐가 풀리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액도 역대 최고 수치를 갈아치웠다.


국평 84㎡ 60억 찍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일대 신흥 대장주에 이름을 올린 래미안 원베일리 84㎡(9층) 매물이 지난달 2일 3.3㎥당 2억4000만원 수준인 60억원에 팔렸다. 이는 이른바 국민평형이라 불리는 84㎡ 기준 역대 최고가 신기록이다.

지난 6월7일 같은 면적 32층 매물이 49억8000만원에 팔려 신고가를 기록한 바 있으며 7월29일에는 18층 매물이 44억원에 팔려 며칠 새 16억원이 뛰었다.

래미안 원베일리에 앞서 반포 일대 대장주 아파트 지위를 누렸던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같은 면적 매물은 지난달 7일 11층 매물이 51억원에 거래됐다.

최근 상승폭이 다소 둔화됐던 서울 아파트값도 다시 오름폭을 키웠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둘째주(9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서울(0.21→ 0.23%)은 상승폭 확대됐다.

재건축 추진이 한창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도 최근 두 달 동안 실거래가가 최대 5억원 뛰는 등 상승세가 거침없다.

압구정 현대14차 아파트는 지난 6일 84㎡(10층) 매물이 47억원에 팔려 동일 면적의 직전 거래인 7월(42억원)보다 5억원 뛰었다. 7월 41억9000만원에 거래됐던 10차 아파트 108㎡(12층) 매물은 4억1000만원 비싼 46억원에 팔렸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시장은 살아 움직이는 생물 같기 때문에 어떻게 변하는지 계속 예의주시 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강남권 초고가 아파트 상승세는 아랑곳 않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그래픽=김은옥 기자


서울 아파트에 '올인'


서울 초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지속된 신고가 행렬은 지난해 연간 기록을 이미 뛰어 넘은 거래량과 거래 금액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직방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서울 매매 거래량 및 거래총액은 각각 3만8247건, 44조9045억원으로 집계돼 이미 2023년 연간 수치를 넘어섰다. 지난해와 비교해 거래량은 112%(3만4067건), 거래총액은 124%(36조1555억원) 수준이다.

올 들어 8월까지 거래량과 거래금액이 이미 지난해 전체 수치를 뛰어넘은 데는 임박한 대출 규제(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도입)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 규제 전 서울 아파트에 입성하려는 추격 매수 수요가 쏟아진 탓이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4년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8월 시중은행 주담대는 한 달 새 8조2000억원 증가한 890조6000억원으로 2004년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8월 증가 금액은 전월 기록한 5조6000억원보다도 2조6000억원이나 더 큰 규모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따른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과 대출 규제 시행 예고 등에 가계대출 고삐가 풀린 상황으로 분석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값은 최근 대출환경 변화와 가격 급등 피로감으로 인해 매물 소진 속도가 둔화되고 있다"면서도 "일부 재건축 단지와 지역 내 신축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 계약이 체결되며 상승폭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계속되는 신고가 행진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날을 세웠다.

오 시장은 지난 12일 박상우 국토부 장관과 함께 서울 구로구 온수동 대흥·성원·동진빌라 재건축 사업 현장을 찾아 현황을 살펴 본 뒤 "정부의 대출 규제는 바람직한 방향으로 집값 하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계속 신고가가 나오는 지역에 대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창성 기자 solral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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