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한림원 총괄부원장, 직원 성희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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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한림원 고위직들의 도덕성 해이 문제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과기한림원은 한국 과학기술계 석학 단체이며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되고 있다.
한 과학기술계 석학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돼야 하는 과기한림원이 불필요한 정부 사업을 수행하며 예산을 받다 보니 사적 유용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과기계 전반의 도덕성 해이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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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은 주말에 관용차 사적 이용
“도덕성 해이 바로잡아야” 지적
12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이해민 의원실에 따르면 이창희 과기한림원 총괄부원장은 재임 기간인 2022년 3월부터 최근까지 직원들에게 성희롱 및 성차별적 발언, 폭언 등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과기한림원 소속 직원들이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진정서에 따르면 이 부원장은 남직원 A 씨의 주요 부위에 본인의 손을 가까이 갖다 댄 뒤 “○○을 자꾸 이렇게 움직여. 내가 자꾸 이러면 기분 나쁘지. 걔들한테 절대로 따라가지 마”라며 성희롱적 발언을 했다. 과기한림원에서 진행 중인 사업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휘둘리지 말라는 맥락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인사 업무와 무관한 여직원 B 씨에게 남성을 뽑으라는 의미에서 “고추 뽑아, 고추”라는 발언을 하거나, 여러 직원과의 식사 자리에서 “남자(요리사)만 일하고 여자(계산원)는 일 안 하잖아. 힘든 일은 남자들이 다 해”라는 성차별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부원장은 A 씨에 대한 일은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성차별적 발언을 한 것은 시인했다. 이 부원장은 “책상을 옮기는 등 힘을 써야 하는 남직원이 필요한 팀이 있다. 여직원을 차별하는 의미로 한 말은 아니나 그렇게 받아들였다면 (내가) 잘못했다”고 했다.
이 외에도 과기한림원이 정부 예산을 사업목적 외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과기한림원이 지난해부터 맡아온 ‘석학, 커리어 디시전스’ 사업은 과학기술 정책 연구와 자문 사업에 속해 있지만, 실상은 신입회원들의 연구업적 발표와 회원패 수여에 쓰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실은 과기한림원 내규상 발표수당은 30만∼40만 원으로 정해져 있지만, 사전회의 및 비대면 자문 등을 이유로 100만 원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욱준 과기한림원 원장이 공적으로 사용돼야 할 관용차량을 2022년 취임 이후 주말, 공휴일, 추석 등 업무 외 시간에 수십 차례 이용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과기한림원은 이에 대해 “사실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한 과학기술계 석학은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돼야 하는 과기한림원이 불필요한 정부 사업을 수행하며 예산을 받다 보니 사적 유용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며 “과기계 전반의 도덕성 해이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기한림원은 기초연구 진흥을 위해 설립한 사단법인으로 원장과 부원장 모두 교수 출신이다. 과기정통부 유관 단체로 분류돼 연간 예산 86억 원 중 69억 원을 정부에서 지원받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담당 과에서 과기한림원 운영 전반을 살펴 보완할 부분을 확인하고 투명하게 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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