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白兵戰
이홍렬 기자 2024. 9. 13. 00:31
본선 16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미위팅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흑>
白 미위팅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흑>
<제12보>(175~191)=이 바둑은 무려 330수에 이르는 대접전을 펼친 끝에 승패가 결정됐다. 수수(手數)로만 보자면 아직도 해가 중천에 떠있는 중반전인 셈. 네 귀와 변이 얼추 결정된 뒤 마지막으로 남은 상중앙 땅을 놓고 한 평이라도 더 챙기려는 양측 투혼이 확전(擴戰)을 불렀다. 갓 태어난 망아지 크기이던 중앙 백의 덩치도 대마급으로 커졌다.
175는 침착한 수. 바로 191로 차단하고 싶지만 무리다. 참고도를 보자. 4가 선수(先手)로 들어 6이 성립한다는 것이 백의 자랑. 10까지 절묘한 수순을 거쳐 A, B 맞보기로 백 대마는 잡히지 않는다. 우선 자신의 약점부터 보강한 뒤 후일을 도모하겠다는 게 175의 뜻이다. 176은 응수 타진을 겸해 리듬을 구한 수. 흑도 177이 정착이다.
178로 따내 결국 패싸움으로 넘어갔고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형세가 됐다. 매번 강조하지만 패싸움의 성패는 총알, 즉 팻감의 다과(多寡)로 판가름 난다. 치열한 패싸움 와중에 190으로 한 집을 낸 수가 상대 팻감을 미리 없앤 호착. 흑도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다는 듯 191의 차단을 감행했다. 이 복잡한 백병전의 승자는? (181 189…▲, 184…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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