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이철우, 갈등 표면화···신공항·행정통합 등 지역 현안 놓고 기자회견·SNS 공방전
대구·경북 현안을 놓고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 갈등이 표면화됐다.
홍 시장이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대구경북신공항, 대구경북통합 등 현안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경북측을 겨냥해 “억지, 떼쓰기” 등의 표현으로 비판했고, 이 지사는 12일 브리핑 자리에서 ‘독단’, ‘왕조시대’ 등 단어를 동원해 반박했다.
이철우 지사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추석 연휴 전 도정 주요현안 브리핑’을 열고 “대구·경북신공항은 시도민이 함께 피땀 흘려가며 만들어온 결과물인데 홍준표 시장 한 사람이 마음대로 이래라저래라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 지사는 2020년 8월 최종 이전지 선정까지 대구·경북 내부 협상을 회고하며 “우리 후손을 위해 경북도와 대구시가 함께 희생하고 그 과정에 많은 분의 헌신, 눈물이 있었다”고 운을 뗐다.그러면서 “홍 시장은 과정에 애로가 있다고 하여, 협력해야 할 상대방을 겁박하거나 책임을 전가하고 본질과 다른 문제로 여론을 호도해 매우 유감”이라며 비판했다.
이어 “홍 시장이 주장하는 입지 변경은 왕조 시대에도 할 수 없는 일이며 지금 상황에서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일방적인 공격으로 이제까지 시도민들이 상처받았으며, 많은 분의 깊은 우려가 있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지사는 행정통합과 관련애선 “대구·경북이 다시 일어설 기회를 한 사람의 독단으로 놓쳐서는 절대 안 된다”며 “그 미래 사업을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가 결정하는 건 맞지 않는다. 전문가한테 맡겨야 한다. 다시 한번 홍 시장이 재고해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철우 지사가 대구·경북(TK) 신공항 건설 사업과 대구 경북 행정통합 문제로 홍준표 시장을 향해 강도 높게 비판을 한 것이다.
그는 질의응답에서도 “옆집에 있는데 못 만날 이유가 뭐가 있냐”면서도 “홍 시장과 오래 옆(같은 당)에서 동고동락했지만, 사람은 변할 수 있다”며 선을 그었다. 이 지사 이런 비판은 연이틀 이어진 홍 시장의 발언에 대한 대응 차원으로 볼 수 있다.
홍준표 시장은 전날부터 경북도와 의성군과의 갈등 등을 이유로 기존 신공항 입지에서 군위 우보면으로 변경하는 플랜B를 신공항 이전지 대안의 하나로 제시했다
그는 SNS에 “억지와 떼쓰기가 통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줘야 세상이 안정된다”, “의성군이 또 집단 떼쓰기를 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뗏법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님비현상”이라는 등의 표현을 써가며 경북도와 의성군 등을 비판했다.
홍준표 시장은 대구 경북 행정통합과 관련해서 지난달 27일 의견 차이를 이유로 무산을 공식 선언한 바 있다.
홍 시장은 12일에도 “신공항 장소에 관한 특별법 규정은 국방부 공모 심사에 통과한 결과를 적시한 확인행위 규정에 불과하다”며 “나는 팩트를 지적하고 있는데 상대방들은 비이성적인 감정적 반응만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시장은 “공동 신청한 두 자치단체 중 한 단체가 유치신청을 철회하면 차순위 신청지가 자동으로 결정되고 기존에 정해진 그 장소에 관한 조항은 사문화되는 조항이 될 뿐”이라며 “굳이 그 조항을 개정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또 “그건 왕조시대 법이 아니라 대한민국 현재 적용되는 법일 뿐”이라며 “그만 억지 부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준표 시장은 이어 “시행자인 대구시는 지금 합의문대로 하고 있다”며 “특수목적법인(SPC)으로 하면 금융 이자만 14조8천억원이라는 용역 결과가 최근에 나와서 SPC가 아닌 시에 이익이 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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