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 밖으로 나온 최초의 민간인… 美억만장자의 우주 유영
미국 억만장자 재러드 아이작먼(41)이 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우주 유영에 성공했다. 인류 역사상 미 항공우주국(NASA) 등 정부 기관에 소속된 전문 우주비행사가 아닌 민간인이 우주 유영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12일 오전 6시 12분(현지 시각) 민간인 사상 최초의 우주 유영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당초 우주 유영은 이날 오전 2시23분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스페이스X는 별다른 설명 없이 유영 시간을 한차례 미뤘다.
앞서 스페이스X는 지난 10일 오전 5시 23분 민간인 우주 유영 프로젝트 ‘폴라리스 던’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에 있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아이작먼과 퇴역 공군 조종사, 스페이스X 소속 여성 엔지니어 2명 등 총 4명을 태운 우주선 ‘드래건’을 발사했다.
이번에 우주 유영에 성공한 아이작먼은 미국 결제 서비스 회사 ‘시프트4′를 창업한 억만장자다. 아이작먼은 폴라리스 던 프로젝트를 지원 중이다.
이날 스페이스X 홈페이지와 유튜브 등에는 아이작먼의 유영 장면이 생중계됐다. 이를 보면, 아이작먼은 사전 준비 절차를 거친 뒤 오전 6시 50분 드래건의 문을 열고 우주로 몸을 내밀었다. 아이작먼은 한손으로 ‘스카이워커’라는 이름의 해치에 부착된 구조물을 잡고 약 730㎞ 고도에서 시속 2만5000∼2만6000㎞로 움직이는 우주선 위에 홀로 섰다. 한손은 구조물을 잡고 있었지만, 다른 손은 자유롭게 움직여 보였다. 화면 맞은편으로 푸른 지구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아이작먼은 무전을 통해 “첫 광경은 꽤 좋다(Initial view is pretty good)”며 “지구에 있을 때 우리는 할 일이 많지만, 여기서는 마치 완벽한 세상처럼 보인다(Back at home we all have a lot of work to do but from here, the Earth sure looks like a perfect world)”고 소감을 전했다.
아이작먼은 10분가량 선체 외부에 머물며 우주공간에 체류한 뒤 선내로 돌아왔다. 이후 스페이스X 소속 엔지니어 세라 길리스가 바통을 이어받아 우주 유영을 실시했다.
우주 유영에 앞서 이들은 ‘사전 호흡’(prebreathe) 과정을 거쳤다. 해치가 열리기 전 감압병을 막기 위해 혈액에서 질소를 제거하는 과정이다. 드래건에는 에어락이 없는 관계로 우주 유영이 진행되는 약 2시간 동안 드래건에 탑승한 4명 모두 진공상태의 우주에 노출됐다. 아이작먼과 길리스가 우주 유영을 하는 동안 나머지 2명은 우주선 안에서 공기와 전력 등을 공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스페이스X는 우주 유영 성공을 위해 우주복 개발에만 2년 이상의 시간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우주복은 진공상태에서도 방사선과 극한의 온도로부터 신체를 안전하게 보호하도록 설계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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