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못 하는 로봇들의 액션, 더 재밌네…영화 '트랜스포머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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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베이 감독이 연출한 '트랜스포머'(2007)는 로봇 액션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1편의 명성을 등에 업은 2∼4편은 전 세계적으로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 전후의 티켓 수입을 올리며 흥행을 이어갔다.
'트랜스포머'는 1984년 미국의 완구회사 해즈브로가 로봇 장난감을 선보인 이래 만화, 시리즈,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 나오며 팬덤을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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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마이클 베이 감독이 연출한 '트랜스포머'(2007)는 로봇 액션 영화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작품이다.
1편의 명성을 등에 업은 2∼4편은 전 세계적으로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 전후의 티켓 수입을 올리며 흥행을 이어갔다. 그러나 작품성 면에선 갈수록 혹평에 시달렸다.
5편 '최후의 기사'(2017)는 흥행 수익마저 반토막 났고 외전 '범블비'와 6편 '비스트의 서막'은 티켓 수입이 4억달러(5천300억원)에 그치며 체면을 구겼다.
관객과 평단은 과한 액션에 비해 스토리는 빈약하다는 점을 한입으로 지적했다. 화려한 로봇들의 전투를 보여주는 데 치중하는 바람에 개연성은 간과했다는 것이다.
조시 쿨리 감독이 연출한 시리즈의 신작이자 프리퀄(시간상 앞선 이야기를 다룬 작품)인 '트랜스포머 원'은 적어도 이런 비판에선 어느 정도 자유로울 듯하다.
이 작품은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이 트랜스포머들의 고향 행성 사이버트론에서 살았던 과거를 다룬다. 절친한 친구 사이였던 이들이 어떻게 숙적이 됐는지를 비교적 매끄럽게 풀어나간다.
실사 영화로 나왔던 전작과는 다르게 애니메이션으로 로봇의 세계를 구현한 게 특징이다.
영화는 각각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으로 거듭나기 전의 오라이온(크리스 헴스워스 목소리 연기)과 D-16(브라이언 타이리 헨리)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하급 로봇인 이들은 단체 생활을 하며 '에너존'을 캐는 광부로 일하고 있다. 자유자재로 변신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외형 역시 고물처럼 낡았다.
그런데 변신도 못 하는 이 로봇들의 액션이 의외의 스펙터클을 만들어낸다.
오라이온과 D-16이 트랜스포머들의 레이싱 경기에 난입해 경주를 펼지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육중한 팔다리를 휘저으며 스포츠카로 변신한 트랜스포머들을 하나둘 제치는 모습이 쾌감을 자아낸다.
다른 광부 로봇들도 두 로봇을 보며 환희에 휩싸인다. 하지만 이 경기로 트랜스포머들의 눈밖에 난 오라이온과 D-16은 지하로 추방되고, 그곳에서 또 다른 하급 로봇 B-127(마이클 키건)을 만난다.
우연히 사이버트론을 둘러싼 비밀을 알게 된 이들이 지상으로 모험을 떠나면서 이야기는 더 흥미진진해진다. 엘리타 원(스칼릿 조핸슨)까지 모험에 합류하며 캐릭터도 다채로워진다.
이들 4인방이 우당탕 벌이는 추격전은 미소가 절로 나온다. 상대가 되지 않는 적과 만났을 때도 여유와 유머를 잃지 않아서다. 로봇과 목소리를 연기한 실제 배우들의 외모가 묘하게 닮은 점도 웃음을 유발한다.
뭐니뭐니 해도 하이라이트는 이들이 트랜스포머로 진화하는 장면이다. 묵은 때를 벗고 화려한 로봇으로 환골탈태해 최신식 무기로 적들과 맞서는 광경은 아날로그 로봇일 때의 액션과 색다른 재미를 준다.
시리즈 팬들에게는 약 40년간 이어온 '트랜스포머' 세계관의 기원을 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트랜스포머'는 1984년 미국의 완구회사 해즈브로가 로봇 장난감을 선보인 이래 만화, 시리즈,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 나오며 팬덤을 쌓았다. 이번 작품으로 그간 베일에 싸여 있던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의 서사와 사이버트론을 자세히 묘사하며 팬들의 묵은 갈증을 해소할 듯하다.
25일 개봉. 104분. 전체 관람가.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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