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시효 만료된 천성원 만행…처벌할 수 있나?
[KBS 대전] [앵커]
대전의 대형 사회복지법인인 천성원의 인권유린 실태 연속 보도로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4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인권유린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공소시효는 이미 만료된 상황입니다.
이에 일각에선 공소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법률 적용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재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1980~90년대 부랑인을 강제수용하면서 저지른 대규모 인권유린이 드러난 대전 천성원.
천성원 측은 당시 법인의 이사장이자, 현재 실질적 소유자인 노 모 씨가 관련 법적 처벌을 이미 받았다고 말합니다.
[천성원 고위관계자/음성변조 : "관련된 내용들이나 이런 것들은 그때 당시 회장님이나 이사장님이 또 뭐 벌금이나 아니면 다른 어떤 법적인 어떤 집행을 다 받으셨고…."]
KBS는 천성원 측이 말한 당시 판결문을 입수했습니다.
1990년대 말, 일부 수용자들이 탈출에 성공해 수사가 진행됐고 당시 이사장이었던 노 씨는 폭행과 뇌물수수, 횡령 보조금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감금된 피해자들의 항의를 폭력으로 제압했고, 사소한 규율 위반에 가혹한 폭력으로 대응한 혐의가 인정됐습니다.
그런데 25년이 지난 뒤 진실화해위원회는 그 당시 혐의에 포함되지 않았던 폭행치사와 해부용 시신 교부, 불법 입양 등 인권유린 사건들을 추가로 규명했습니다.
하지만 공소시효는 모두 끝난 상황.
일각에서는 반인도적 범죄인 만큼 공소시효가 없는 집단살해죄 등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우찬/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전충청본부 사무처장 : "집단 살해에 관한 국제협약에 따르면 결국에는 그것을 공모하고, 교사하고, 공범 그리고 미수까지도 다 처벌할 수 있는 그런 규정들이 있거든요."]
특히 인권유린에 대한 국가 책임 측면에서도 후속 조치의 필요성은 강조됩니다.
[정훈진/대전지방변호사회 회장 : "국가가 부랑인이라고 강제로 잡아다가 민간 시설에 위탁하고, 또 지방자치단체는 그런 감독권을 포기해서 그런 점들을 묵인하고 있었다면 국가가 역시 관여해 일어난 범죄…."]
40년 가까운 세월이 흘려서야 뒤늦게 당시의 참상이 알려졌지만,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현실은 피해자들에 대한 진정성 있는 회복 조치 마련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강욱현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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