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DSR 규제로 가계대출 증가폭 절반 뚝”
2금융권 수요 몰릴 우려 ‘일축’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12일 “이달 들어 첫 5영업일 기준 가계대출이 은행권 기준 1조1000억원 늘었는데, 이는 전달 같은 기간에 비해 증가 폭이 절반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들어 시행한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과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추가 가산금리 적용과 관련, “효과가 조금 나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부동산 과열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일각의 예측에 대해 김 위원장은 “(수요부분은) 투기적인 부분을 제어하고 소득 수준에 맞춰 (대출이) 나가도록 하고 있다”며 “공급이 빨리 늘어야 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부분이고, 국민들이 신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시중은행들이 주담대와 신용대출을 조이면서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상당수(대출 수요)는 주택 가격이 오르고 불안하니까 주택을 매입하려는 수요”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금융당국은 올 초부터 증시 부양을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하지만 지난 6월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업체 MSCI가 발표한 ‘2024년 연례 시장 분류’에서 한국은 선진시장(DM)이 아닌 신흥국(EM) 지위를 유지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공매도 중단이 영향을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본시장, 외환시장 부분에서 지난 2~3년간 상당히 많은 개선이 있었다”면서도 “(공매도를) 재개하면 (편입)요건을 충족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3월 말로 정부가 공표한 공매도 재개 시점과 관련해 “법도 바꾸고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과 관련해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나 은행의 경영진도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며 금융감독원의 검사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거취에는 “우리금융 이사회, 주총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만 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국민의힘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의 수익률을 높일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에 있어 중요한 것은 낮은 수익률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의 문제”라며 “수익률을 공시해 비교할 수 있도록 하거나,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한 고도화된 금융상품을 만드는 등 금융회사들과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지원·김지혜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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