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임영웅·하츄핑 “Let’s Go!”…극장 나들이 ‘온가족이 팝콘각’[한가위 특집]
’부모님과 ‘임영웅 콘서트 극장판’
아이와 ‘사랑의 하츄핑’ 볼 기회
올해 추석을 앞둔 극장가 분위기가 조용하다. 추석 연휴를 겨냥한 한국 영화가 1편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추석은 한국 영화의 전통적인 성수기로 꼽혔다. 과거에는 대규모 제작비를 쏟아부은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줄줄이 개봉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성수기·비수기 구분이 무의미해지며 ‘추석 대목’은 옛말이 됐다.
<베테랑 2>는 추석 연휴가 시작되는 13일 극장에서 개봉하는 유일한 한국 영화다. 2015년 관객 1341만명을 돌파하며 대흥행한 <베테랑>의 후속작이다. 전편에 이어 ‘천만 영화 시리즈’ 기록을 세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류승완 감독은 물론 배우 황정민·오달수·오대환·장윤주·김시후 등 강력반 형사들도 그대로 9년 만에 돌아왔다. 배우 정해인은 ‘UFC 경찰’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격투 실력이 뛰어나 강력범죄수사대에 발탁되는 신참 형사를 연기했다.
<베테랑>이 재벌 범죄를 소탕하는 통쾌한 코미디에 집중했다면 <베테랑 2>는 ‘정의’와 ‘폭력’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형사 서도철(황정민)의 대사 “좋은 살인 있고, 나쁜 살인 있어? 정신 차려”는 영화의 핵심 메시지다. 류승완 감독의 특기인 액션 연출은 전편보다 한층 진일보했다. 남산 공원에서 펼치는 ‘파쿠르’(맨몸으로 지형지물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동작) 추격전과 상가 옥상에서 벌어지는 우중 격투는 박진감 넘친다. 가슴이 철렁할 만큼 잔혹성의 수위도 높아졌다.
‘안방 극장’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추석 연휴에 출사표를 던졌다. 넷플릭스는 배우 김우빈·김성균이 주연을 맡은 영화 <무도실무관>을 13일 공개한다.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대상자를 24시간 감시하며 범죄를 예방하는 무도실무관과 보호관찰관의 이야기다. 김우빈은 태권도·검도·유도 도합 9단인 무도실무관을, 김성균은 그와 호흡을 맞추는 보호관찰관을 연기한다.
추석 연휴에 앞서 개봉한 한국 독립영화들은 놓치기 아쉽다. 다양한 영화제에서 수상해 작품성을 입증한 수작들이다. <그녀에게>(9월11일 개봉)는 ‘완벽한 커리어 우먼’을 자부하던 정치부 기자가 발달장애인 아들을 키우면서 고통 속의 행복을 발견해가는 10년을 그렸다. <장손>(9월11일 개봉)은 두부 공장을 가업으로 삼은 김씨 집안의 갈등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영화다. <딸에 대하여>(9월4일 개봉)는 요양보호사 엄마, 곤궁한 딸, 딸의 동성 연인이 불편하게 동거하는 이야기를 통해 여성의 삶을 조명하고 사회적 혐오를 고발한다. 드라마 <겨울연가>로 유명한 윤석호 감독이 연출한 멜로 영화 <여름이 끝날 무렵의 라트라비아타>(9월11일 개봉)도 있다.
해외 영화들도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연이어 개봉했다. <스픽 노 이블>(9월11일 개봉)은 ‘명품 연기’로 유명한 배우 제임스 맥어보이가 주연을 맡은 스릴러 영화다. 이탈리아 휴양지에서 만난 괴짜 부부의 초대를 받은 가족이 점점 이상한 상황에 휘말린다. 맥어보이가 압도적인 카리스마로 심장을 콱 조인다. <캐시 아웃>(9월12일 개봉)은 배우 존 트라볼타가 주연인 ‘케이퍼 무비’(강도단이 돈을 훔치는 과정을 다루는 범죄 영화)다.
해외 유명 시리즈의 신작도 눈여겨볼 만하다. <에이리언: 로물루스>(8월14일 개봉)는 디스토피아적 미래 우주를 배경으로 외계 생물과 맞서는 인간들의 사투를 그렸다.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에이리언 시리즈의 일곱 번째 작품으로 ‘SF 호러’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비틀쥬스 비틀쥬스>(9월4일 개봉)는 팀 버튼 감독의 출세길을 열어준 1988년 영화 <비틀쥬스>의 후속작이다. 배우 마이클 키튼, 위노나 라이더, 캐서린 오하라가 전편에 이어 36년 만에 그대로 출연했다. 우울하면서도 유쾌하고, 끔찍하면서도 귀여운 팀 버튼 특유의 세계관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아이들과 함께 극장을 찾는다면 애니메이션 <사랑의 하츄핑>(8월7일 개봉)이 제격이다. 이모션 왕국의 공주 로미가 사랑의 요정 하츄핑을 만나는 이야기다. 어른도 아이와 함께 눈물을 흘린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순항 중이다. 이미 9일 기준 94만 관객을 돌파해 역대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3위에 등극했다. 애니메이션 <브레드 이발소: 빵스타의 탄생>(9월14일 개봉)은 천재 이발사 브레드와 이발소 직원 친구들의 일상을 그린 코미디 작품이다. <안녕, 할부지>는 중국으로 떠난 사랑스러운 판다 ‘푸바오’가 그리운 관객들을 위한 다큐멘터리다. 강철원 주키퍼(사육사)를 비롯한 에버랜드 주키퍼들이 푸바오와의 이별을 준비하는 과정을 기록했다.
한국 트로트계를 평정한 ‘젊은 제왕’과 ‘원조 스타’를 다룬 영화들은 부모님과 함께 볼만하다. <임영웅: 아임 히어로 더 스타디움>(8월28일 개봉)은 지난 5월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려 10만명이 모인 가수 임영웅 콘서트를 영화화했다. 콘서트 현장의 열기를 스크린에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오빠, 남진>(9월4일 개봉)은 가수 남진의 데뷔 60주년을 기념해 그의 사연 많은 인생을 담았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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