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 데자뷔"...'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도입문제 공청회 열려

강미화 2024. 9. 12.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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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 국내 도입 문제를 논의하는 공청회에선 셧다운제 도입 과정이 재현된 모습이다.

12일 여의도 전경련 FKI타워 루비실에서 열린 공청회에서 도입 찬성측은 게임 조절력을 상실해 1년 이상 게임을 병적으로 많이 하는 게임과몰입 청소년이 있다며 이를 치료해야한다는 입장이다. 도입 반대 측은 진단기준이 모호한데 섣부른 정신질환자라는 낙인 효과 문제, 게이머 위축과 산업적·사회적 피해를 우려하며 도입에 있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강제적 셧다운제는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는 근거로 법적 규제까지 이어진 바 있다. 정부 규제에서 의학 쪽으로 주제는 달라졌지만, 아동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위해 질병코드를 도입해 의료 서비스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찬성 측 입장에 셧다운제 도입 근거가 연상됐다.

평행선만 그리진 않았다. 양측은 게임이용장애의 원인이 게임이 아니라는 점, 게임이용장애 진단에 게임이용시간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점, 행동중독 진단의 모호성에 대해서 동의했다.
<사진=조문석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
발제자의 입장을 살펴보면 먼저 박건우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뇌신경센터장과 조문석 한성대학교 사회과학부 교수는 국내 도입에 있어 낙인효과와 사회적 비용이 높아 충분한 합의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박 교수는 "진단 기준이 주관적이고 애매모호하기 때문에 끼워맞출 수 밖에 없다"며 "개인마다, 진단하는 의사마다 달라질 수 있어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코로나19가 확산되는 시기에 게임이용장애가 증가했다는 증거를 밝히지 못했다는 연구가 제시되고 있다"며 "진행한 게임 패널 연구에서도 게임 과몰입 고위험군 집단은 2년 이상 연속적으로 유지된 응답자가 없었다"고 밝혔다.
<사진=이해국 카톨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상규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이해국 카톨릭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미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보고, 치료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해국 교수는 "질병코드 도입은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한 보건의료 행정적 절차"라고 밝히면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게임과몰입힐링센터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게임이용장애'가 질병코드로 다뤄지는 배경에 대해서는 SNS, 헬스, 낚시 등 대비 과몰입 유형이 많고, 관련 연구가 많이 진행됐다는 점을 들었다. SNS나 소셜 미디어에 대한 과도한 사용은 짧게 자주 나타남에 따라 연구가 어려워 기타 이용장애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상규 교수는 "더 즐겁고 재미있는 게임 문화를 만드려면 진짜 문제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는 안전조치가 있어야 게임문화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별개로 그는 "게임을 하루에 4시간 하면 1년에 2000시간에 달한다. 중학생 아이에겐 인생을 바꿀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라고 말하면서 게임에 대한 다소 부정적 시선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진=공청회를 주도한 강유정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이번 공청회는 강유정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 서영석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임광현 기획재정위원회 위원, 전진숙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등 더불어민주당 4개 의원실 공동 주최로 진행됐으며 정부 부처 관계자들도 자리했다.

이영민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콘텐츠산업과 과장, 김연숙 보건복지부 정신건강관리과 과장, 박현정 통계청 통계기준과 과장이 참여했다. 통계청에선 내년 7월 논의되는 개정안 9차에는 ICD-10 기준이 적용될 예정임을 강조했다. 당장 내년 개정안에 '게임이용장애' 질병코드가 포함된 ICD-11이 반영되진 않는다는 것. 

박 과장은 "현재 ICD-11은 크게 6개 부문이 신설됐고 항목도 1만 4000개로 3배 늘었으며 코딩체계, 전자 시스템 구축에 따라 보건 의료 현장에서도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며 "'게임이용장애'에 대해 민관협의체 논의가 진행 중임을 감안해 KCD 10차 개정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미화 redigo@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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