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미국 1위 손 잡는다…현대차·GM, 포괄적 협력 MOU 체결

남지현 기자 2024. 9. 12.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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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미국 1위이자 세계 5위인 제너럴모터스(GM·지엠)와 손잡는다.

완성차 개발과 생산, 미래 기술 개발과 원재료 조달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영역을 협력 대상으로 열어둔 셈이다.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지엠 입장에서는 현대차와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공동 개발하거나 라이센싱하는 방식을 통해 자국 내수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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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차 공동 생산·전기차 기술 공동 개발 길 열려
코발트 등 배터리 원자재 공동 발주도 검토
중국 저가 전기차 맞설 원가 경쟁력 확보 교두보
현대자동차와 제너럴모터스는 생산과 기술 등을 포함하는 전방위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사진은 메리 바라 지엠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협약식에서 서명하는 모습. 현대차 제공

세계 3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자동차가 미국 1위이자 세계 5위인 제너럴모터스(GM·지엠)와 손잡는다. 생산부터 기술 개발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 일종의 동맹 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전기차 대중화가 지체되는 상황에서 저가 모델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 등과 경쟁에 직면한 현대차가 ‘경쟁사와의 동침’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현대차는 12일 지엠과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양사는 향후 주요 전략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승용·상용차, 내연기관차와 친환경 에너지, 전기·수소 기술 공동 개발·생산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배터리 원자재와 철강, 기타 소재 등 원재료를 공동 발주하는 통합 소싱 방안도 검토한다. 완성차 개발과 생산, 미래 기술 개발과 원재료 조달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모든 영역을 협력 대상으로 열어둔 셈이다.

현대차가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협력 관계를 맺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00년 다임크라이슬러의 지분 참여와 공동 엔진 개발 등을 뼈대로 한 전략적 제휴를 맺은 바 있다. 그러나 이번처럼 포괄적 협력을 약속한 적은 이번이 처음이며 이 정도 수준의 협력은 세계 완성차 업체 중엔 사례를 찾기 어렵다.

전기차 원가 절감이 절실한 현대차와 하이브리드 기술 확보가 필요한 지엠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주요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서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고, 저가 모델을 앞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유럽 시장을 파고들면서 현대차 고민은 깊은 상황이다. 원가 경쟁력을 높이려면 전기차 가격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춰야 한다. 만약, 지엠과 공동 수급에 나설 경우 물량 증가에 따른 협상력 강화로 납품받는 비용을 줄일 수도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엠은 리튬, 니켈 등 배터리 (원자재) 밸류체인을 굉장히 잘 세팅해뒀기 때문에, 소싱을 같이 하면 서로 원가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없는 지엠 입장에서는 현대차와 하이브리드 모델 개발에 필요한 기술을 공동 개발하거나 라이센싱하는 방식을 통해 자국 내수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지엠의 북미 공장을 현대차가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도 관심이다. 현대차는 현재 미국에 판매하는 전기차 대부분을 국내에서 생산하는 탓에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원을 받지 못한다. 만약, 미국 조지아에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공장에 지엠 공장의 생산 여력이 더해지면 미국 시장에서의 존재감을 확대할 발판이 될 수 있다. 다만, 구체적인 협력 영역과 방식은 추가 논의를 거쳐 확정될 예정이다.

메리 바라 지엠 회장은 “이번 파트너십은 체계화된 자본 배분을 통해 제품 개발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잠재력을 지녔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 회장은 “글로벌 주요 시장 및 차량 세그멘트별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회를 탐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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