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 펀드' 한양증권 인수 본계약 D-1…"최종가격 줄다리기 중"
주당 5만원 중후반대 가격 원하는 KCGI
협상 결과에 따라 인수 여부도 결정될듯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PEF) KCGI가 한양증권 인수 본계약 체결 기한을 하루 앞두고 있다. 막판 변수는 인수가격이다. KCGI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 경쟁자보다 20% 이상 비싼 가격을 적어낸 것으로 파악된다.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인 한양학원 측과의 막판 협상에서 가격을 얼마나 깎을 수 있느냐에 따라 이번 딜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와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매각 가격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일 계약이행각서(텀싯)을 체결한 KCGI는 5주일의 독점적 협상 기간에 1주일을 연장해 오는 13일까지 한양학원과 협상을 마치고 본계약을 맺어야 한다. KCGI는 가격만 공란으로 남긴 채 계약서 문구를 마무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가격에서 입장 차이가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인수 희망가로 주당 6만5000원을 적어내 LF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LF는 주당 5만3000원 안팎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차순위 협상대상자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나는 만큼 매각 가격을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KCGI는 주당 5만원 중후반대 가격을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양학원 측은 최소 6만원 이상은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KGCI는 배수진을 쳤다. 이제 와서 인수를 포기하면 평판에 큰 타격을 입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가격 협상 결과에 따라 KCGI의 인수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KCGI는 당초 출자를 약속했던 출자자(LP)가 갑자기 마음을 돌리면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급하게 시장에서 LP를 모집했다. 다올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청호나이스, OK금융그룹 등 10여곳에 출자 의사를 타진했지만 대부분 높은 인수 가격에 난색을 표했다.
현재로서는 증권업 진출 의지가 큰 OK금융그룹이 앵커 LP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OK저축은행 계열사들이 12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댈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OK금융그룹도 인수 가격을 추가로 조정하길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LP들의 출자 여부도 인수 가격 조정 여부에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KCGI자산운용 보유지분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직접 펀딩하는 방법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가격은 KCGI의 수익성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KCGI는 1500억원 안팎의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하고 나머지는 인수금융을 일으켜 인수 대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메리츠캐피탈한테서 10% 안팎의 금리로 자금을 빌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가 증권사를 인수하더라도 단기간에 실적을 크게 개선하거나, 기업가치를 키우긴 쉽지 않다"며 "10%대 금리로 인수금융까지 일으켜 시가에 네 배가 넘는 가격으로 한양증권을 인수한다면 다시 한양증권을 매각하고 펀드를 청산할 때 남는 게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본계약 체결을 위해선 앵커 LP와 관계 정립도 넘어야 할 산이다. KCGI가 딜을 성공시키더라도 펀드 절반 가량을 투자하는 OK금융그룹의 입김에 휘둘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고경영자(CEO) 선임권 같은 헤게모니를 넘겨주면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는 의미가 옅어지게 된다.
양측의 가격 협상 과정에서 주도권은 한양학원 측이 쥐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황에 가격이 맞지 않는다고 딜을 포기하면 KCGI와 강 대표의 평판에 크게 금이 가기 때문이다. KCGI가 딜을 포기할 경우 약 25억원의 위약금도 물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KCGI는 코스닥 상장사 넥스틴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은 뒤에도 인수 대금을 납입하지 않고 거래를 무산시킨 이력이 있다.
시장의 우려와 달리 KCGI는 한양증권 인수 거래 종결을 자신하고 있다. 가격 협상은 물론 LP 모집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게 KCGI 측의 설명이다. KCGI는 한양증권 인수를 통해 KCGI, KCGI자산운용, KCGI대체운용과 시너지를 내고 종합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박종관/하지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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