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봇 활용능력이 곧 농업 경쟁력”

세지포 경상북도 특별세션
국내외 농기술 전문가 모여
경북 농업 첨단화 방안 모색
페트만 에어로보틱스 CFO
“부족한 일손 드론으로 해결”
신호식 트릿지 최고경영자
“데이터 통해 농산물값 예측”

11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경북세션에서 좌장을 맡은 민승규 세종대 석좌교수와 도브 페트만 테벨 에어로보틱스 테크놀로지스 최고재무책임자(CFO), 이정훈 텔로팜 대표, 강영준 DSE 대표(왼쪽부터)가 ‘기술 기반 농업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한주형 기자

◆ 세계지식포럼 ◆

미래 농업 경쟁력의 핵심은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핵심이라는 전문가 전망이 11일 제기됐다. 과거의 농업이 농부의 경험과 기술에 의존했다면 앞으로는 인공지능(AI)과 데이터, 로봇, 식물공장 등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지는 만큼 기술 기반 농업 시대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경북세션’에서는 국내 농업산업의 좌표를 점검하고 경북 농업의 발전 방향을 구상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경북도는 현재 도정 목표를 ‘농업의 첨단화’로 정하고 농업을 기술 기반 산업으로 바꾸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날 1세션에서는 ‘기술 기반 농업 어디까지 왔나’를 주제로 관련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미래 농업의 모습을 전망했다. 도브 페트만 테벨 에어로보틱스 테크놀로지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전 세계적으로 농민들의 평균연령이 63세인 만큼 노동력 부족 문제는 앞으로 농산물 가격을 치솟게 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는 드론과 로봇 기술을 활용해 노동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벨 에어로보틱스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으로 사과 수확이 가능한 AI 드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페트만 CFO는 이날 자사에서 개발한 사과 수확 드론 영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정훈 텔로팜 대표는 ‘분산농업’의 대중화에 주목했다. 분산농업은 집 마당의 텃밭처럼 작은 공간을 활용하는 농업을 말한다. 이 대표는 “앞으로는 거대한 농업 방식에 구속되지 않을 것”이라며 “반도체 기술 등의 도움을 받으면 식물의 생육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고 마을 모퉁이나 집 뒷마당에서도 식량을 생산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로팜은 농업에 반도체를 접목하는 스마트팜 기업으로 유명하다. 강영준 DSE 대표도 “앞으로 시설재배나 수직농장이 발전하면 식물 조명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가 과거에 물을 사먹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한 것처럼 앞으로는 식물의 광합성뿐만 아니라 태양도 돈을 주고 사야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11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세계지식포럼 경북세션에서 정혁훈 매일경제 농업전문기자(왼쪽부터) 사회로 신호식 트릿지 대표, 최영덕 토기 대표, 임기병 경북대 교수가 ‘인공지능(AI)이 바꾸는 농식품 산업’을 주제로 토론하고 있다. 사진 한주형 기자

과거에는 농업과 식품이 별개의 산업으로 여겨져 왔지만 최근 들어 하나의 밸류체인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이른바 ‘애그로·푸드테크 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2세션에서는 ‘AI가 바꾸는 농식품산업’을 주제로 ‘애그로·푸드테크 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신호식 Tridge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코코아 가격이 올 초에 급등했는데 이미 내부에서는 여러 데이터를 통해 이를 예측하고 있었다”며 “앞으로 농업도 데이터를 활용해 시장을 예측할 수 있는지가 결국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ridge는 농산물의 글로벌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빅데이터를 통해 농업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이다.

최영덕 토기 대표도 “농식품산업에 필요한 영업이나 출고, 배송 등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AI 데이터로 해결할 수 있다”며 “계약재배 농가의 작물 폐기율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토기는 농식품 분야에서 AI 알고리즘 기술을 통해 식품 구매와 사업장의 브랜딩 마케팅 등을 도와주는 플랫폼을 개발한 업체다.

임기병 경북대 원예학과 교수는 “그동안 새로운 종자는 인간의 손으로 개발했지만 앞으로는 AI가 신품종을 개발하는 날이 올 것”이라며 “현재 스마트팜의 가장 큰 난제가 수확인 만큼 100% 자동화된 스마트팜의 완성은 결국 수확 기계 개발 여부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