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일본 명부 안 주자 사도광산 추도식 갈 피해자 찾아헤매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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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등을 통해 일본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추도식에 참석할 피해자와 유족들을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추도식 주최자인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명부를 제공하지 않자 '우회로'를 찾아나선 것이다.
일본 사도시 세계유산추진과는 추도식의 준비상황, 사도광산 피해자 명부 제공 여부 등을 묻는 한겨레의 질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사도시에서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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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가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등을 통해 일본 사도광산 강제동원 피해자 추도식에 참석할 피해자와 유족들을 수소문하고 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추도식 주최자인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명부를 제공하지 않자 ‘우회로’를 찾아나선 것이다.
‘강제성’ 표현이 없는 사도광산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동의해 굴욕 외교 논란을 자초한 데 이어, 이번엔 명부 제공의 책임이 있는 일본 정부를 설득하는 데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보면, 외교부는 지난달 8일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공문을 보내 “추도식 준비에 참고하고자, 귀 재단에서 파악하고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 중 사도광산에 동원된 인원의 명단 및 생존자와 유가족의 명단과 연락처 제공을 요청드린다”고 협조를 구했다.
이에 재단은 닷새 뒤 피해자와 유족 10명의 명단을 외교부에 전달했다. 당시는 7월 말 사도광산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로, 일본은 등재에 합의해준 한국에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의 추도식을 올해 9월에 열겠다고 약속했었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공문에 “추도식이 이른 가을 개최될 수 있는 점 등을 감안, 가급적 조속한 회신 희망”이라고 적었다. 비슷한 시기에 외교부는 언론사와 다른 시민단체 등에도 사도광산 피해자·유족의 정보 제공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9월 추도식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사도광산에 강제동원된 조선인 명부를 제공하는 데도 비협조로 일관하고 있다.
일본 사도시 세계유산추진과는 추도식의 준비상황, 사도광산 피해자 명부 제공 여부 등을 묻는 한겨레의 질문에 “현재 시점에서는 사도시에서 드릴 수 있는 답변이 없다”고 했다.
일제강점기 사도광산에는 조선인 약 1500명이 강제동원됐다. 현재 일본 니가타현립문서관에는 ‘1414번 자료’로 ‘반도 노무자 명부’가 마이크로필름 형태로 소장되어 있지만, 사도광산을 운영하는 미쓰비시골든사도는 이 자료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명부가 미쓰비시 기업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 미쓰비시 동의 없이는 어렵다는 것이 일본 측 입장”이라고 말했다. 미쓰비시골든사도가 태도를 바꾸지 않는 이상, 한국 정부가 손을 쓸 여지가 없다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조정식 의원은 12일 “명부 공개 없는 추도식은 일본 정부 과거사 세탁에 부역하는 꼴”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정부에 명부 공개를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단체 민족문제연구소는 기자회견을 열어 “명확히 있는 명부도 입수하지 못하는 게 진정한 한-일 관계 개선인지 의문”이라며 “추모할 희생자의 이름도 모른 채 추도식을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정부에 강제동원 조선인 명부 확보·공개를 촉구하는 시민 2404명의 서명을 외교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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