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환자에 다른 병원 가라니… 의사 밥그릇 싸움에 눈시울 [현장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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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을 떠난 전공의 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응급실을 찾고도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달째 노숙 생활을 하는 장모씨(57)는 응급실 부족 사태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C씨는 "4년째 이 병원을 다녔기 때문에 그동안 응급실에 와서 입원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이후 응급실에서 오래 기다려서 힘들었는데 아예 진료를 볼 수 없다고 하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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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다닌 병원 응급실 문전 박대
고열 아동도 응급실 11곳 뺑뺑이
"의정갈등 멈춰달라" 환자들 호소
시민들도 "환자 목숨 볼모 안 돼"
#.50대 A씨는 항암 치료 중인 26살 딸을 데리고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을 찾았지만 다른 곳을 알아봐야 한다는 병원 측의 말에 망연자실했다. 수치가 나빠져 진료를 할 수 없다는 게 담당 교수의 설명이다. 하지만 A씨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잘 다니던 병원이 진료를 갑자기 거부하는 것은 정부와 갈등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A씨는 병원을 떠나는 게 쉽지 않다. 다른 병원을 알아보는 것도 힘들지만, 해당 병원이 딸을 받아줄지 역시 확실하지 않다. A씨 딸은 이날 6시간 이상 휠체어에 앉아 기약 없는 '대기'만 했다. A씨는 "이 병원을 다니던 중증 환자인 딸을 이렇게 쉽게 포기할 수 있냐. 서울대 아니면 어디를 가라는 것이냐"며 "의사들도 힘들겠지만 책임감 없이 너무 쉽게 환자를 다루는 것 같다. (의사와 정부 다툼에) 결국 딸이 사지로 내몰리는 것"이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병원을 떠난 전공의 공백이 6개월째 이어지면서 응급실을 찾고도 제대로 진료를 받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곧 다가올 추석 연휴다. 시민들은 병원이 문을 닫는 이 기간 동안 응급실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며 밥그릇 싸움을 중단하고 병원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12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등에서 만난 환자와 보호자 대부분은 "병과 싸우는 환자들의 절박함을 생각해 달라"며 의정 갈등을 멈춰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병원 응급실 앞에서 한 달째 노숙 생활을 하는 장모씨(57)는 응급실 부족 사태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최근 코로나19에 걸린 25살 장씨의 딸은 지난달 초 갑작스러운 고열로 응급실을 찾았지만 중태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장씨는 "상태가 좋지 않았던 딸이 2차 병원 응급실로 간 이유가 납득이 되지 않는다. 서울대처럼 큰 병원으로 왔으면 살았을 텐데 골든타임을 놓친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크론병을 앓는 40대 C씨도 이곳을 찾았으나 다른 협진 병원으로 가라는 안내를 받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C씨는 "4년째 이 병원을 다녔기 때문에 그동안 응급실에 와서 입원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이후 응급실에서 오래 기다려서 힘들었는데 아예 진료를 볼 수 없다고 하니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응급실 뺑뺑이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박모씨(44)는 "며칠 전 5살 아이가 한밤중에 열이 나서 119를 불렀는데 병원에 막상 도착하니 진료를 볼 수 없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씨는 "11군데 병원에 전화를 직접 돌려보고 자차로 한참 떨어진 병원에 갔다"며 "병원에 있어야 할 의사가 없으니 이런 일이 생겨 아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사들을 향한 불만은 시민들 사이에서도 상당했다. 경기 안산에 사는 배모씨(68)는 "사람을 살려야 하는 의사들이 본분을 잊고 환자 목숨을 협상 카드로 쓰고 있다"며 "우리나라 의사가 부족하다는 통계가 있다는데 증원에 반대하면서 환자들을 내팽개치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울성모병원에서 만난 이모씨(74)도 "의사 정원이 늘면 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것"이고 꼬집었다.
환자 단체들은 의대 증원을 포함한 의료 개혁 논의에 환자가 참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환우들은 지난 7개월간 고통스럽게 의료 공백을 견뎌왔다"며 "진지한 해법을 찾는 데 의료계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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