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제 생태계로 도시 발전 구상…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 첫 발

정민지 기자 2024. 9. 12.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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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개 회원도시 창립식으로 공식 연대 시작
인력 교류·공동 연구개발 등 도시 문제 해결 협력
초대 회장 대전시, 도시 결속·동반 성장 비전 공유
지난 3일 대전컨벤션센터(DCC) 제1전시장에서 열린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 창립식. 대전시 제공

기후 변화와 팬데믹, 경기 침체와 인구 문제 등 세계는 각종 난제 앞에 서 있다. 이 같은 인류 공동의 문제는 어느 한 도시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GINI)은 이 판단에서 출발했다. 과학기술 분야 도시 간 협력 체계를 구축, 도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각 지역사회 안녕에 기여하고자 한다. 대전시 주도로 출범한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은 올해 공식 창립을 넘어 인력 교류와 공동 연구개발 등 구체적인 구상 아래 연대를 강화해 나간다는 목표다. 대전시는 초대 회장 도시를 맡아 글로벌 경제 생태계를 잇는 첫 발을 내딛었다.

◇5개 창립도시, 포문을 열다=지난 3일 대전컨벤션센터(DCC) 제1전시장에선 5개 창립도시와 2개 특별초청도시 등 세계 7개 도시가 모인 가운데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 창립식이 열렸다.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은 과학기술과 도시혁신을 위한 도시 간 경제교류 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소수의 선진 과학기술 혁신도시로 구성됐다. 대전과 미국 몽고메리카운티·시애틀, 독일 도르트문트, 스페인 말라가 등 5개 창립도시다. 대만 신주와 캐나다 퀘벡주는 특별초청도시로서 각 도시연합의 역할에 대한 제언을 더했다.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의 비전은 선순환적 동반 경제성장, 과학기술 역량 제고, 교류 확대다. 산업혁신으로 도시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뜻을 같이 하겠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공동 연구 협력으로 글로벌 도시 문제를 공동 대응하고, 기업과 과학기술, 지식·인력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토대로 4대 목표도 상정했다. 상생의 경제성장, 도시문제 공동 해결, 과학기술 역량 제고, 회원 간 실질적 교류다.

사업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지식 교류를 위한 도시 정책 공유, 딥테크 스타트업 지원 및 기업 육성 프로그램 운영, 공동 연구개발 및 실증이다. 세부적으로 대전시는 몽고메리카운티와 공무원을 교류하는 한편, 해외사무소를 운영할 예정이다. 시애틀과는 대전지역 딥테크 스타트업의 현지 진출은 물론, 정착 지원을 통해 시장 진출 활성화를 함께 논의한다. 도르트문트와는 대학 교류 지원 시범 사업을 중심으로, 대학 특성화 분야 교류로 지역 대학 경쟁력을 제고하기로 했다.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 시범사업 계획. 대전시 제공

◇과학기술 협력 공감대가 공식 국제기구로=첫 시작은 세계지방정부연합(UCLG) 자리였다. 2022년 UCLG 대전 총회에선 과학기술 기반 도시 간 협력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새로운 국제 비즈니스 생태계 조성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는 이듬해 공동비전선언문 채택으로 이어졌다. 당시 세계혁신도시 포럼에 참석한 글로벌 6개 도시는 도시문제 해결을 위한 과학기술 혁신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또 도시와 지역, 국제 사회의 발전을 위해 글로벌 도시 간 협력과 도시연합 결성에 공감대를 모았다.

도시 연합을 홍보하기 위한 국외 출장도 연합 구축에 힘을 실었다. 올 3월 대전시 유득원 행정부시장과 장호종 경제부시장은 각각 대만 신주와 독일 도르트문트를 방문, 글로벌 경제과학협력 플랫폼 구축 작업에 나섰다. 이장우 대전시장도 6월 미국 몽고메리카운티와 시애틀 등을 방문해 도시 간 기업의 실질적 교류의 교두보를 마련하기도 했다. 직접 북미와 유럽, 아시아의 과학도시들을 찾아 과학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도시연합 창립 비전을 공유한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거쳐 올 2월 해외 과학기술 혁신도시 선정과 창립 제안, 7월 몽고메리카운티와 시애틀, 도르트문트, 말라가를 비롯해 캐나다 퀘벡주와 캘거리,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등 해외 7개 도시와 실무회의 및 도시연합 구성 협의가 추진됐다. 이어 지난달 도시연합 창립과 헌장 서명 합의, 9월 공식 창립식 개최까지 이르렀다. 이제 남은 건 실질적인 협력 시작과 고도화, 확대다. 내년 예정된 실무급 회의에선 도시연합 운영안건 논의와 차기 포럼 개최지가 결정되고, 시범사업 개시와 추가 사업이 발굴될 예정이다. 2026년엔 2대 회장 도시가 선출된다.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 추진 과정. 대전시 제공

◇도시연합이 함께하는 경제발전 촉진 방향=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의 운영 방향은 회원 간 경제·과학기술 협력으로 외형보다 내실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둔다. 여기에 회장 선출 등 개방적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재정 안정화 방안도 마련하고자 한다. 공동 실행에 대한 도시연합 조직 지속가능성을 구축하기 위한 안건 논의도 이어갈 방침이다. 이를 위해 도시대표자 회의와 세계혁신 도시포럼, 사무국으로 구성과 조직을 형성했다.

우선 도시대표자 회의는 고위급 회의와 실무급 회의로 나뉜다. 고위급 회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도시회원이 참석하며 2년에 1회 개최를 약속했다. 실무급 회의는 도시회원과 기관회원이 참석, 고위급 회의가 개최되지 않는 해에 2년에 1회 열기로 했다. 세계혁신 도시포럼은 도시정책과 산학연 네트워킹인 만큼 모든 회원이 참석하기로 했다. 정례 포럼으로 2년에 1회, 격년 마다 고위급 회의와 병행, 회장도시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사무국은 상설 행정지원조직이다. 도시대표자회의 개최 지원부터 의결사항 집행, 사무국 예산편성 등 연합 전반의 업무를 담당한다.

초대 회장은 이장우 대전시장이, 부회장은 마크 엘리치 몽고메리카운티 시장이 선출됐다. 대전시는 도시연합 첫 회장 도시로서 포럼·회의 개최 주기, 사무국의 역할, 도시 간 협력사업 등 조직과 운영의 첫 틀을 잡는 데 집중했다. 2년 뒤 총회는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기로 결정, 도시연합은 2026년까지 필요 시 3-4개 도시를 추가 영입해 회원을 10개 이내로 유지할 계획이다. 공식적인 국제기구로서의 실질적인 성과 도출 방안도 모색한다.

이 시장은 "과학기술 발전뿐 아니라 글로벌 협력과 상호 연대에서도 변화의 바람과 혁신은 필요하다. 도시연합 창립은 혁신 성장에 큰 도움이 될 소중한 기회"라며 "회원 도시 간의 결속과 경제·과학 교류를 통해 국제 사회에 기여하고 동반 성장을 위한 비전을 공유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일 대전컨벤션센터(DCC) 제1전시장에서 열린 세계경제과학도시연합 창립식. 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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