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서 발 빼는 서방 기업들…"사업 낙관하는 美기업, 역대최저"

홍제성 2024. 9. 12.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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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중국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던 서방 기업들이 이제는 철수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등 발을 빼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중국 내 사업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서방 기업들이 중국 내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투자 대상 지역에서 우선순위를 낮추는가 하면 경제 성장 둔화와 수익 감소를 이유로 중국 내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통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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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보도 "글로벌 기업, 中성장 둔화와 수익감소로 사업축소"
중국 난징의 월마트 매장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캡처.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과거 중국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던 서방 기업들이 이제는 철수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등 발을 빼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중국 내 사업에 어려움이 커지면서 서방 기업들이 중국 내 투자를 중단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을 투자 대상 지역에서 우선순위를 낮추는가 하면 경제 성장 둔화와 수익 감소를 이유로 중국 내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통합하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중국 주재 미국상공회의소와 유럽연합(EU)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보고서들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상하이 소재 미국상공회의소가 이날 306개 회원사를 상대로 한 연례 여론조사를 발표한 결과 "향후 5년간 중국 사업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응답자 비중은 전년도 조사와 비교하면 5% 포인트 낮은 47%로 나타났다.

이는 1999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라고 AP와 로이터통신 등은 전했다.

2023년도에 영업흑자를 냈다는 미국 기업들의 비율도 66%에 불과해 역대 최저를 기록한 반면 지난해 중국에 대한 투자를 줄인 기업은 25%로 가장 많았다.

미 상공회의소는 미국 기업들이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 관계와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등으로 중국 시장에서 경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EU상공회의소도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럽 기업들이 높은 시장 진입장벽과 경제 성장세 둔화 등으로 인해 투자 지속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은 변곡점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WSJ은 중국에서 발을 빼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했다.

미국 최대 소매유통업체 월마트는 지난달 8년 동안 보유했던 중국의 오랜 합작파트너인 'JD(징둥)닷컴' 지분을 36억달러(약 4조8천억원)에 매각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도 중국 내 연구개발(R&D) 연구소를 폐쇄하고 1천명 이상을 해고했다.

자동차 제조사들도 중국 업체가 5분의 3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고전하면서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일본 혼다는 최근 중국 내 3개 공장의 생산을 중단했고 자발적 퇴직을 통해 인력을 감축했다. 혼다의 중국 내 판매량은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한 20만9천여대에 불과했다.

한국 현대차도 중국 사업 재조정에 나서 베이징 1∼3공장, 창저우 공장, 충칭 공장 가운데 베이징 1공장을 2021년 매각한 데 이어 올해 초 충칭 공장까지 처분한 사실이 확인됐다. 현대차는 중국 사업을 줄이는 대신 인도에서의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으로 몰려들었던 10∼20년 전과 비교하면 격세지감마저 들게 한다.

과거 다국적 기업들은 저렴하고 풍부한 노동력과 넓은 소비시장을 겨냥해 13억 중국 시장에 앞다퉈 진출했다.

외국 기업들은 초창기에는 우수한 기술력으로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냈지만, 지금은 경기 둔화로 소비가 위축된 중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과 개선된 기술력을 앞세운 중국 내 업체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펼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다만 신문은 서방 기업 대부분이 중국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중국은 여전히 글로벌 기업에 매력적인 시장이기 때문에 많은 기업이 기존 사업을 유지하려 한다고 WSJ은 짚었다.

앨런 가버 미 상공회의소 회장도 "국내 수요가 회복된다면 중국은 다시 글로벌 기업의 최우선 투자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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