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오물풍선 파악 못하는 정부…콘트롤타워도 대책회의도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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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날려 보낸 쓰레기 풍선의 기폭장치가 폭발해 창고에 불이 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는 피해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겨레가 12일 채현일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국방부와 행안부로부터 각각 제출받은 '쓰레기 풍선 피해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쓰레기 풍선 피해가 처음 발생한 지난 5월28일부터 8월26일까지 두 부처가 집계한 피해 현황은 건수, 내용 등에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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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날려 보낸 쓰레기 풍선의 기폭장치가 폭발해 창고에 불이 나는 등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는 피해현황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쓰레기 풍선’에 대응하고 있는 국방부와 행정안전부가 각각 집계한 피해 내용이 다르고 누락된 것도 있어, 부처 간의 정보 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가 12일 채현일 의원실(더불어민주당)이 국방부와 행안부로부터 각각 제출받은 ‘쓰레기 풍선 피해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쓰레기 풍선 피해가 처음 발생한 지난 5월28일부터 8월26일까지 두 부처가 집계한 피해 현황은 건수, 내용 등에서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공항 비행 중지, 산불, 민간피해 등 국방부가 파악한 피해 내용이 행안부 자료엔 누락됐는가 하면, 언론에도 보도된 피해가 두 부처의 자료에서 찾아볼 수 없기도 했다.
우선 국방부가 지난 8월26일자로 만든 ‘쓰레기 풍선 피해 현황’ 문서를 보면, 북한이 11차례에 걸쳐 살포한 쓰레기 풍선으로 차량·지붕 파손 43건 등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하고 항공기 이착륙이 중지됐다.
행안부는 쓰레기 풍선 살포 10회차까지 총 46건의 피해가 있었다고 집계했다. 피해 내용은 주로 지붕이나 차량 파손으로, 화재 발생과 항공기 이착륙 중지 피해는 빠졌다. 또 7차 살포(6월 26~27일) 당시 주택가 통신선 스파크 발생, 산불 발생 등 4건의 피해를 집계한 국방부와 달리, 행안부는 이 시기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고 기록했다. 6차 살포(6월25~26일) 당시에도 인천공항 제2터미널 관제탑 인근에서 쓰레기 풍선 비산물이 발견돼 항공기 44편의 이착륙이 중지됐지만 행안부 집계에선 빠졌다.
언론 보도가 된 내용이 두 부처 집계 모두에서 누락되기도 했다. 지난 6월2일 인천공항 활주로에 쓰레기 풍선이 발견돼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단되는 사태가 보도됐는데, 국방부와 행안부 집계에 포함되지 않았다.
행안부 관계자는 “현재 행안부는 순수 민간 피해 지원만을 위해 서울시, 경기도, 인천시를 통해 접수된 신고를 집계 중”이라며 “실시간이 아니라 일주일 단위로 집계한다. 추후에 추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쓰레기 풍선’ 대응 주무부처로 국방부와 행안부를 지목하고 있다. 국무조정실이 채 의원실에 낸 답변을 보면 정부는 “쓰레기 풍선에 대해 기본적으로 국방부에서 대응하지만, 국민 안전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지자체 협조 아래 행안부에서 대응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지난 6월11일 국무회의에서 쓰레기 풍선 피해 지원계획을 논의한 이후 국조실에서 주관해 쓰레기 풍선 관련 관계부처 회의 등을 개최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채 의원은 “국민의 안전이 직접 위협받고 생화학 무기 살포까지 우려되는 상황에서 국방부와 행안부의 피해 현황 불일치는 대통령실이 콘트롤타워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무한 책임을 져야 할 대통령실이 북한의 지속된 도발에도 불구하고 국가안보의 중추 역할을 방기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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