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위직이라 말도 못 건다? 재판서 드러난 이재명 인식 [판결문 읽어주는 기자]
지난 6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에서는 공소사실에 대해 검찰이 묻고 이 대표가 답하는 피고인 신문이 열렸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방송에 출연해 대장동 실무자인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 1처장을 성남시장 시절 몰랐다고 거짓말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김씨가 2015년 1월 호주 출장에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동행한 사실 등을 언급하며 두 사람의 접촉면을 확인하려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재판 초반부터 “질문을 잘라서 해 달라” “팩트가 맞아야 질문이 된다”며 검찰 질문 방식 자체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이 대표는 김씨와의 관계에 대해 ‘하위 직원’ ‘하급 실무자’ ‘유동규 수행원’ 등 여러 표현을 사용하며 거리를 뒀다. 호주 출장 당시 원래 공사 측 참석자가 이모씨였다가 이재명 시장에게 더 편한 김문기씨로 바뀐 것 아니냐는 검찰 질문에 “제 손발처럼 움직이는 수행비서가 있는데 그외에 얼마나 더 필요하겠냐”며 “이씨든 김문기든 유동규를 수행하는 사람인데 유동규를 지원하는 하급 실무자가 시장과 무슨 관계가 있나, 과도한 억측”이라고 했다.
호주 출장에서 유동규, 김문기씨와 함께 골프를 친 것을 두고 검찰이 “김문기씨와 4~5시간 골프 치다 보면 자신을 소개했을 것 같다”고 하자 “직급 따지면 산하기관(공사)간부도 아니고 실무 팀장 정도인데 시장에게 말 걸거나 하는 게 불가능하다”고 했다. “2인용 카트를 두 대 빌렸고 이 시장과 김문기씨가 탄 카트는 김문기씨가 운전했다”는 유동규씨 진술에 대해서도 “상식적으로 시장이 타는 차를 공사 본부장이 운전 안하고 자기 부하가 운전하게 다녔을 것 같지 않다”며 “유동규 수행원, 보조자? 이 사람(김문기)을 시장이랑 타게 했다는 건 의전에 어긋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이던 2017년부터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나는 머슴’이라며 ‘머슴론’을 내세웠다. ‘동장이든 시장이든 대통령이든 주인에게 충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재판에서 김문기씨를 표현하는 태도를 두고 이 대표가 아닌 ‘하위 직원’이 머슴이 아니었냐는 말도 나온다.
12일 ‘판읽기’에서는 막바지에 다다른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재판을 분석한다. ‘판읽기’는 유튜브에서 ‘판결문 읽어주는 기자’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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