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사회는 음모론의 천국 … 보고 듣는 모든 것을 의심하라

한창호 기자(han.changho@mk.co.kr) 2024. 9. 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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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는 음모론의 천국입니다. 유튜브 등 미디어의 발달과 딥페이크 등 기술 발전에 힘입어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거짓 선동들이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믿음의 탄생' '도덕의 궤적' 등을 집필한 미국의 작가이자 월간 교양 과학 잡지 '스켑틱(Skeptics)' 저널의 에디터인 마이클 셔머는 지난 11일 매일경제 주최로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현대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구나 음모론을 신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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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모론에 빠져들까
음모론 믿는 건 인간의 본능
이해 힘든 상황의 원인 찾아
안전한 대책 만들기 위한 것
교육 수준·정보 투명성 높여
활개치는 거짓선동 물리쳐야

◆ Try Everything, 세계지식포럼 ◆

제25회 세계지식포럼 마지막날인 지난 11일 '사람들은 왜 음모론에 빠져들까?' 세션에서 마이클 셔머 스켑틱 에디터가 현대 사회의 음모론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현대 사회는 음모론의 천국입니다. 유튜브 등 미디어의 발달과 딥페이크 등 기술 발전에 힘입어 어느 때보다 다양하고 그럴듯해 보이는 거짓 선동들이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습니다."

'믿음의 탄생' '도덕의 궤적' 등을 집필한 미국의 작가이자 월간 교양 과학 잡지 '스켑틱(Skeptics)' 저널의 에디터인 마이클 셔머는 지난 11일 매일경제 주최로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에서 열린 제25회 세계지식포럼에서 "현대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누구나 음모론을 신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왜 음모론에 빠져들까?'라는 주제로 개최된 세션에서 그는 "연구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 이상의 음모론을 믿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을 비상식적이고 어리석은 사람 취급을 하는 건 올바른 접근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셔머 에디터에 따르면 음모론을 믿는 성향은 인간의 유전자 깊숙한 곳에 새겨져 있는 '생존본능'이다.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맞닥뜨렸을 때 그 뒤에 숨어 있는 패턴을 파악해 안전한 대응책을 찾기 위해 가동되는 보호기제란 것이다. 사람들이 음모론을 믿는 이유에 대해서 셔머 에디터는 세 가지를 언급했다. 역사적으로 큰 영향을 끼친 대단한 사건이 사소한 이유에서 발생했다는 인과관계를 납득하기 어려운 데서 발생하는 '인지부조화', 불행한 일이 발생했을 때 그것이 더 큰 조직 때문에 발생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성', 음모론이 사실로 밝혀지는 경우도 있으니 차라리 음모론을 믿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하는 '행위자성(agenticity)' 등이 음모론을 믿는 이유로 언급됐다.

셔머 에디터는 "미디어가 발달하고 수많은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된 현대 사회에서 음모론에 대응하는 것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음모론을 막기 위해선 '교육'과 '투명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셔머 에디터는 "더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음모론에 덜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또 투명성을 통해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신뢰를 쌓고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강연이 끝난 뒤 그에게 "수많은 음모론을 접할 수밖에 없게 된 세상에서 개인이 음모론에 휘말리지 않고 살아가기 위한 조언을 줄 수 있느냐"고 물었다. 셔머 에디터는 "의심하는 자세를 가지라(Be skeptical)"고 답했다. 접하는 수많은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고, 자신이 확실하다고 생각할 수 없는 대부분의 것들에 대해 '그것이 사실일까'라고 의심하는 태도를 가져보라는 조언이다.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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