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뛰어넘는 AI 10년내 등장 … 규제 못하면 제2 체르노빌 사태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4. 9. 12.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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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식포럼 포항
'AI 아버지' 스튜어트 러셀
"현재의 접근방식 안바꾸면
인간은 통제력 상실할 것
교육분야서 AI 가장 큰 영향"
짐 로저스 "전기차 침체에도
결국 전기차 시대는 열릴 것
관련기업 밀집한 포항 유망"

◆ 세계지식포럼 ◆

12일 매일경제 주최로 포스코 국제관에서 열린 '2024 세계지식포럼 포항'에서 인공지능(AI) 권위자인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교수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아시아 최대 지식 축제인 세계지식포럼이 국내 기초자치단체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글로벌 석학들은 인프라와 명문 대학을 품은 포항이 AI 메카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승환 기자

전 세계 각국 정부가 인공지능(AI)의 위험성을 통제할 수 있는 규제를 만들지 않으면 체르노빌 원전 사태와 같은 인류의 재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글로벌 거대 AI 기업들이 현재 "안전하지 않은 AI는 만들지 않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모두가 안전한 AI가 될 것"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12일 포항공과대학교(포스텍) 포스코 국제관에서 매일경제 주최로 열린 '2024 세계지식포럼 포항'에서 기조강연자로 나선 스튜어트 러셀 UC버클리 컴퓨터공학과 교수는 "10년 이내 일부 분야에선 인간을 뛰어넘는 AI가 등장할 것"이라며 "불가역적인 재난이 발생할 수 있는 통제 불가능한 AI가 나타날 수 있다"고 이같이 밝혔다.

러셀 교수는 AI와 머신러닝, 로보틱스 분야의 권위자로 'AI의 아버지'로 불린다. 그가 쓴 '인공지능, 현대적 접근 방식(Artificial Intelligence: A Modern Approach)'은 'AI 교과서'로 불리며 135개국, 1500여 개 대학에서 컴퓨터공학 교재로 쓰이고 있다.

러셀 교수는 "AI에 대한 현재의 접근 방식은 인간의 통제력 상실로 이어진다"며 "AI는 통제력을 갖는 방식으로 움직이게 하는 어시스턴트 게임으로 발전이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AI 개발은 목표를 설정할 때 인간의 이해관계에 맞게 행동하도록 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이런 수학적 문제를 해결하는 AI를 만들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셀 교수는 "앞으로 많은 분야의 AI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을 것"이라며 "AI의 궁극적 목표는 인간의 지능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큰 영향을 미칠 분야로 교육을 꼽았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이 딥러닝을 통해 우리가 가르치는 것들의 상당 부분을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빈부 격차에 따른 교육 양극화도 AI로 극복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러셀 교수는 "AI를 통해 아이를 가르치게 되면 교육의 기회가 더욱 확대될 수 있다"며 "각종 사교육도 앞으로는 고소득층의 전유물로만 인식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글로벌 AI 기업들이 교육 분야에는 수익에 대한 고민으로 투자를 하고 있지 않다"며 "앞으로는 교육에 대한 AI 투자가 활성화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러셀 교수는 "AI는 엄청난 잠재력과 멈출 수 없는 추진력을 갖고 있는 만큼 AI를 주도하면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해외 석학들은 철강 산업에서 2차전지, 바이오, 수소 등 첨단 산업으로 산업 구조 개편에 나서고 있는 포항시의 잠재력에 대해 기대감도 나타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불리는 짐로저스 비랜드인터레스츠 회장은 이날 강연에서 "지금은 전기차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지만 그래도 전기차의 시대는 열릴 것"이라며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이 밀집한 포항이 투자처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포항은 2018년 에코프로 유치를 시작으로 2차전지 관련 기업들로부터 현재까지 9조원이 넘는 투자를 이끌어냈다.

로저스 회장은 한국에 대해서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그는 "남한과 북한을 갈라놓은 비무장지대(DMZ)가 열리는 날이 오면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나라가 될 것"이라며 "한국의 자본과 교육,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이 합쳐지면 통일 후 한국은 20~30년간 세계에서 가장 관심 있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아시아 최대 글로벌 비즈니스 포럼인 세계지식포럼이 올해 처음으로 기초자치단체인 포항에서 열리자 참석자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행사가 열린 포스코 국제관에 마련된 300여 석은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가득 찼고 포항공대와 한동대 등 국내 대학생들은 물론 해외 유학생들도 대거 참석해 석학들의 강연을 경청했다.

[포항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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