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V 경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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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초년병 시절 대통령 행사에서 내동댕이쳐진 기억이 있다.
너무 가까이 갔다는 이유로 경호관에게 허리춤이 잡혀 수 미터 뒤로 밀려났다.
안전을 이유로 대통령의 입장 이후 행사장을 이른바 '폐쇄(셧다운) 경호'할 경우 단 1초를 지각한 손님도 돌려보내야 하는 고충도 발생한다.
대통령 경호 문제는 주기적으로 입방아에 오르지만 점차 과잉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는 점도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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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초년병 시절 대통령 행사에서 내동댕이쳐진 기억이 있다. 너무 가까이 갔다는 이유로 경호관에게 허리춤이 잡혀 수 미터 뒤로 밀려났다. 그의 연설 중에는 모든 사람이 의자에서 일어나는 것조차 금지됐다. 행사장은 '전파 방해(재밍)'로 통신도 두절됐다. 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수년 뒤 경호처 출신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일화를 공유했다. 그는 한국의 특수성을 강조했다. 요지는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이자 휴전 국가에서 1인자를 경호하는 것은 때로 과한 것이 모자람보다 훨씬 안전하다는 주장이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0일 매일경제가 '공존을 향한 여정(Journey Towards Coexistence)'을 주제로 주최한 '제25회 세계지식포럼' 특별세션에 참석해 축사로 행사에 빛을 더했다.
지난 두 달여간 행사준비팀으로 일하며 과거의 기억은 큰 짐이었다. 당장 재밍부터 걱정됐다. 사실상 30여 분 안에 참가 신청자 1000명 이상을 입장시키는 과정에서 스태프 간의 통신 두절은 치명적이다. 100여 명이 무전기를 동시에 사용하기도 쉽지 않다. 검문 검색도 문제다. 공항 출국 때와 같은 검색대는 참가자 입장 흐름에 댐을 건설한 것과 같다. 안전을 이유로 대통령의 입장 이후 행사장을 이른바 '폐쇄(셧다운) 경호'할 경우 단 1초를 지각한 손님도 돌려보내야 하는 고충도 발생한다.
긴 우려의 끝은 기우였다. 재밍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전화, 메신저 등 실시간 소통으로 단 40여 분 만에 역대 최다 개막식 참가자인 1600여 명이 입장했다. 절제된 분위기에서 지각자의 입장도, 행사 중간 화장실을 가는 참여자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자연스러웠다.
대통령 경호 문제는 주기적으로 입방아에 오르지만 점차 과잉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는 점도 거부할 수 없는 사실이다. 1600명의 이번 기억이 앞으로 모든 국민의 이야기가 되길 기대한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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