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살·반인권 범죄’ 前 페루 대통령 후지모리, 암 투병 끝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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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침해와 부패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수도 리마에서 사망했다.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자 페루 야당(민중권력당·FP) 대표인 케이코 후지모리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아버지가 오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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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침해와 부패 혐의로 실형을 받았던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이 수도 리마에서 사망했다. 향년 86세.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이자 페루 야당(민중권력당·FP) 대표인 케이코 후지모리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아버지가 오랜 암 투병 끝에 돌아가셨다”며 “아버지의 영원한 안식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했다.
1938년 일본계 이민자 출신 가정에서 태어난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페루 수도 리마의 농업대학에서 공부한 후 미국과 프랑스에서 대학원을 다녔다. 페루로 돌아온 후 환경 문제를 주제로 한 TV 쇼를 진행했고, 1989년 당시 새로운 정당이었던 ‘캄비오 90′의 대표로 대선에 출마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1990년 페루 출신 유명 작가인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2010년 노벨 문학상 수상)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돼 2000년까지 페루를 통치했다. 하지만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3선 연임에 성공한 2000년, 재임 중 페루에서 자행된 각종 학살과 납치 등 각종 범죄와 비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권좌에서 물러났다. 후지모리 정부에서 10년 이상 정보부장을 지낸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가 야당 의원에게 뇌물을 주는 모습이 담긴 비디오가 유출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 혐의를 부인했지만, 대중은 그가 보좌진의 권력 남용과 횡령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후지모리 전 대통령을 그해 11월 일본으로 도피한 상태에서 팩스로 사임서를 제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며칠 후 페루 의회는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사임을 결정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이후 몇 년 동안 일본에 머물렀고, 2005년 재기를 위해 칠레로 입국했다 가택 연금됐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2007년 페루로 범죄인 인도된 뒤 2009년 징역 25년 형을 받았고 2010년 페루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이 최소 25명의 민간인의 학살을 담당한 ‘죽음의 무대’ 운영을 승인한 혐의가 인정된 결과였다.
하지만 형사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후 건강은 악화했다. 징역형이 확정된 지 8년여 뒤인 2017년 12월 페드로 파블로 쿠친스키 당시 대통령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건강 악화를 이유로 사면했다. 하지만 사면 결정은 시위를 촉발했고 인권 단체는 비난을 퍼부었다.
페루 법원은 결국 2018년 10월 후지모리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을 취소했다. 이에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2019년 1월 다시 투옥됐으나, 헌재는 2022년 3월 사면 결정을 되살리라고 결정했다. 고령에 병까지 얻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헌법소원 심판 청구를 비롯한 법정 투쟁 끝에 결국 지난해 12월 석방됐다. 그는 호흡기·신경계 질환에 더해 설암으로 몇 차례 수술을 받기도 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집권 초반, 국영 산업 민영화를 통해 붕괴 직전이었던 페루 경제를 안정화했다. 또한 게릴라 축출을 위한 치안 정책을 펴면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자신의 정적을 탄압하기 위해 보안군을 사용한 권위주의적 지도자이기도 했다. 후지모리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음에도 자신이 행한 모든 행동은 국가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딸 케이코는 페루 최대 정당의 지도자로 지난 대선에서 근소한 차이로 패했다. 2026년 대선에 다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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