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선물' 받은 모녀 … 52년 만에 극적 상봉

밀양 거주 50대 김미정 씨
어릴 적 가족과 헤어졌지만
경찰 유전자 분석제도 덕
어머니와 여섯 자매 찾아

52년 만에 만난 김미정 씨 가족. 창원중부경찰서

50여 년 전에 헤어진 가족들이 경찰의 유전자(DNA) 분석으로 극적 상봉했다는 따뜻한 소식이 전해졌다.

12일 경남 창원중부경찰서에 따르면 현재 밀양에 사는 김미정 씨(57)는 5세였던 1972년 4월 당시 가족들과 살던 통영시 항남동 인근 항구에서 놀다 우연히 부산으로 가는 배에 홀로 타면서 가족들과 헤어졌다. 이후 부산 한 보호시설에 맡겨졌던 김씨는 12세가 되던 해에 시설을 나와 어렴풋이 기억에 남아 있던 가족들을 찾았지만 실패했다. 김씨는 이후 결혼해 2009년 밀양경찰서에서 유전자 등록을 했으나 별다른 소식을 들을 수는 없었다.

그러던 중 김씨 어머니 강덕자 씨(82)가 함께 살던 셋째 딸에게서 경찰이 유전자 분석제도로 가족을 찾아준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3월 창원중부경찰서를 방문해 유전자 등록을 했다.

경찰은 채취한 강씨 유전자를 보건복지부 산하 아동권리보장원에 보냈고, 강씨와 김씨의 유전자가 일치한다는 1차 소견을 받았다.

이후 밀양경찰서는 김씨를 대상으로 다시 한 번 유전자 채취를 했고, 최근 가족이라는 사실이 최종 확인됐다.

이들 모녀는 지난 11일 창원중부경찰서가 마련한 상봉식에서 52년 만에 다시 만났다. 상봉식에는 서울, 부산, 인천 등 전국 각지에 있는 김씨의 6자매도 함께했다. 강씨는 둘째 딸인 김씨를 포함해 슬하에 1남7녀를 뒀다.

김씨는 "제게 이렇게 많은 가족이 있는 줄 몰랐다"며 "정말 기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강씨 역시 "생전에 이렇게 딸을 다시 만나게 돼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안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