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두들기니…삼바·셀트리온이 웃네
셀트리온, 조 단위 투자
생물보안법, 연방하원 통과
삼바, 생산력 확대 수혜 기대
미국 정부의 중국 바이오 기업 규제가 한국 바이오산업에 또하나의 성장 변곡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하원이 중국 바이오 기업을 견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킨 가운데 글로벌 빅파마들이 중국 기업을 대체하는 거래처를 본격적으로 찾기 시작했다. 공격적인 투자와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바이오시밀러에 이어 CDMO(위탁개발생산)를 새 먹거리로 점찍은 셀트리온이 기회를 잡기 위한 행보에 나섰다.
12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미국시간) 미국 연방 하원을 찬성 306표, 반대 81표로 통과한 '생물보안법'은 최종 시행까지 상원 표결과 대통령 서명만을 남겨 뒀다. 이 법안은 중국 최대 유전자 분석업체 BGI그룹과 세계 선두급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 우시바이오로직스,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우시앱텍, BGI의 자회사 MGI와 컴플리트지노믹스 등을 미국의 '안보 우려 기업'으로 규정했다.
이 법안은 현지에서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어 최종 통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이 가운데 법 통과 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혜민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위탁개발(CDO) 문의가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생물보안법안으로 인한 영향이 점진적으로 체감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분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8만ℓ 규모의 5공장을 내년 4월 가동할 계획이다. 5공장 가동이 시작되면 1~5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78만4000ℓ로 증가한다. 생산능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국내 중소형 CDMO 업체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유경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바이넥스와 에스티젠바이오, 에스티팜 등도 글로벌 CDMO 대비 가격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어 수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원료의약품 CDMO 사업을 하는 에스티팜은 연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생물보안법안의 수혜를 받고 있다. 에스티팜은 지난달 연간 수조 원대 매출을 기록 중인 블록버스터 신약의 '저분자 화학합성 의약품' 공급사로 선정됐다. 파트너사는 글로벌 10위권에 드는 제약사로 알려졌다.
중국 우시바이오로직스를 통해 위탁생산을 해온 글로벌 기업들은 미국의 제재를 의식해 대안을 찾고 있다. 주요 글로벌 CDMO기업들도 중장기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론자는 미국 항체공장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후지필름 역시 미국 자회사 '후지필름 다이노신스 바이오테크놀로지'를 통해 지난 4월 대규모 세포배양 CDMO 사업에 12억달러(약 1조6487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5공장을 건설과 함께 추가적인 글로벌 거점 진출 방안을 다방면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셀트리온 역시 이런 흐름에 주목해 CDMO 사업 진출 계획을 밝혔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11일 "올해 셀트리온이 지분 100%를 소유한 CDMO 자회사를 설립하고 내년부터 조 단위를 투자해 18만ℓ규모의 CDMO 공장을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6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2회 모건스탠리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 좌담회에서도 서 회장은 "제품 생산능력 확보를 위한 제조소 증설은 불가피하다"면서 "국내 또는 해외 신규 공장 확보와 관련한 결정을 연내 마무리 짓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시설은 셀트리온이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형태로 운영해 CDMO 사업에도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공장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송도에 증설할지 해외에서 할지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힘을 보탠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국내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바이오의약품 CDMO 기업지원특별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법안에는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위한 식약처의 기술지원과 제약사의 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기준) 인증과 유사하게 기업이 일정 요건을 갖추면 식약처가 CDMO 인증을 해주는 인증제 등이 포함된다.
제약바이오 업계 한 관계자는 "생물보안법 통과 이전부터 미국 기업들의 탈중국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며 "특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선제적인 증설 확장으로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급발진" 갑자기 인도 돌진한 벤츠…60∼70대 2명 심정지
- 30대女 당황 “‘반반 결혼’ 대세라지만…남친 부모님이 ‘집값’ 딱 절반만 해오라고”
- 알몸에 상자 걸친 채 "가슴 만져보라"던 여성 혐의 부인…"음란행위 아냐"
- 성관계하던 중 여성 BJ 살해한 40대 남성, 범행 직후 사체에 한 몹쓸 짓
- 스위프트 `해리스 지지` 선언에 표심 들썩…960만명이 `좋아요` 눌렀다
- 韓 "여야의정 제안 뒤집고 가상자산 뜬금 과세… 민주당 관성적 반대냐"
- [트럼프 2기 시동] 트럼프, 김정은과 협상할까… "트럼프 일방적 양보 안 할 것"
- 내년 세계성장률 3.2→3.0%… `트럼피즘` 美 0.4%p 상승
- `범현대 3세` 정기선 수석부회장, HD현대 방향성 주도한다
- "AI전환과 글로벌경쟁 가속… 힘 합쳐 도약 이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