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반해 10년 사귀어"...비행기에 성적 끌림女, 이 사랑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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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간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고 '그'와는 여전히 친구로 남았다는 한 여성.
장거리 '연애'도 불사하며 사랑을 키워온 그가 이별을 고한 상대는 바로 보잉 737 항공기.
그는 이 비행기와 사랑에 빠져 '달링 Darling'이라고 불렀다.
그와의 '찐 사랑'은 10년간의 장거리 연애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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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 10년간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지고 '그'와는 여전히 친구로 남았다는 한 여성. 장거리 '연애'도 불사하며 사랑을 키워온 그가 이별을 고한 상대는 바로 보잉 737 항공기.
독일에 사는 36세 미셸레 쾨브케는 지난 9년간 사랑하는 '그, 비행기'가 있었다. 둘은 '진지하게' 사귀었지만 결국 이별했다. 헤어졌지만 여전히 '친구 사이'다. 주인공 미셸레의 러브 스토리를 영국 일간 미러가 소개했다.
미셸레는 2014년 베를린 테겔 공항에서 창문을 통해 처음으로 40톤의 항공기와 눈이 마주쳤다. 보잉 737-800 항공기였고, 첫눈에 반했다. 그는 이 비행기와 사랑에 빠져 '달링 Darling'이라고 불렀다. 미셸레는 특히 그 비행기의 늠름한 날개와 날개 끝, 그리고 추진 장치에 매력을 느꼈다.
미셸레는 6년 동안 베를린 공항 창문을 통해 비행기를 만나 볼 수 있었다. 그러다 2019년 9월 처음으로 격납고(항공기 보관 정비하는 건물)에서 직접 비행기를 만났고 입을 맞추며 서로를 어루만지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당시 미셸레는 "격납고에서의 시간이 제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그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우리는 입을 맞추고 서로를 만지며 즐거운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미셸레는 그 비행기가 있는 격납고에 살 계획도 있었다. 비행기 연인과 함께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미셸레의 꿈이었다.
현실적으로 불가했던 탓에 미셸레는 이 비행의 스포일러, 플랩 트랙 페어링, 탱크 밸브 등과 같은 여러 부품을 구매해 시간을 보냈다. 부품들을 만지며 '연인 비행기'와 떨어져 있을 때도 교감할 수 있었다. 총 크기 158cm 정도에 달하는 '연인'의 모형도 소유해 그를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와의 '찐 사랑'은 10년간의 장거리 연애로 이어졌다. 하지만 최근 미셸레가 '비행기와의 사랑'을 끝냈다고 발표했다. 독일 신문 빌트(Bild)와의 인터뷰에서 미셸레는 "우리는 헤어졌다. 여전히 친구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헤어진 이유는? 다른 '연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최근 미셸레는 비행기 관련 부품과 기념품 300개를 처분하고, 중세시대 갑옷을 들이기 위한 공간을 만들며 열정을 쏟았다. 사랑할 대상이 이번에는 '갑옷'으로 바뀐 것이다. 그는 기사 갑옷을 입는 것을 좋아하게 됐다.
사람이 아닌 물체와 사랑에 빠지는 사람들...물체애자
미셸레가 비행기와 10년간 사랑에 빠지고 이번에는 갑옷에 열정을 느낀다는 것을 일반인들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미셸레는 물체애자(사물애착, objectophile)이다. 무생물에 성적인 끌림을 느끼는 사람을 의미한다. 비슷한 사례들도 더 있다. 가령 에펠탑과 결혼한 것으로 유명한 에리카 라브레는 에펠탑에 깊은 애정을 느끼며 물체애자로 알려져 있다. 산책 길 떡갈나무와 사랑에 빠졌다는 여성도 한때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물체애자는 물리적인 대상 즉 건물, 차량, 가전제품과 같은 사물을 향해 강한 감정적 애착이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대상과 마치 연인 관계처럼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며, 때로는 성적 끌림까지 포함된다. 일부 물체애자들은 대인관계보다는 물체와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여기며, 심리적으로 더 큰 안정감을 느낀다.
물체애를 갖게 되는 정확한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심리학자들은 과거의 경험, 성격적 특성, 발달 과정 중 특정 사건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심리학적으로 성도착증 (paraphilia)의 한 형태로 간주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물체애자는 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고, 자신의 성향에 대해 크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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