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진출한 맥주 1등 오비맥주, 주류시장 판도 흔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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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키로 하면서 소주 시장의 양대 업체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에 오비맥주까지 '3강 경쟁' 구도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르면 올해 내로 제주소주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연간 100만~120만병 규모의 소주 생산 능력(케파)를 확보하게 됐다.
주류 업계는 오비맥주가 이를 토대로 현재 2강(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체제인 소주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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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맥주가 '제주소주'를 인수키로 하면서 소주 시장의 양대 업체인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에 오비맥주까지 '3강 경쟁' 구도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오비맥주는 당분간은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이 장악한 국내 시장보다는 해외 시장에 무게를 두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이르면 올해 내로 제주소주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M&A 금액과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업 규모가 크지 않은 만큼 빠르게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소주 임직원은 현재 20여명 정도다.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11억원, 올해 7월까지 7억원 정도다. 국내 유통물량은 없고, 해외 ODM(제조자 개발생산)만 맡아서 하고 있다.
제주소주 지분 100%를 보유한 신세계L&B는 지난 7월 제주소주를 분할하며 매각 가능성을 열어뒀다. 제주소주(옛 제주천수)는 2011년 설립된 지역 소주 브랜드로 2016년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190억원에 인수했다. 이듬해 소주 브랜드를 올레에서 푸른밤으로 바꿔 출시했으나 결국 2021년 국내 시장에선 철수했다. 이마트가 조직개편을 이유로 신세계L&B에 넘겼고, 이번에 오비맥주가 인수했다.
오비맥주는 제주소주를 인수하면서 연간 100만~120만병 규모의 소주 생산 능력(케파)를 확보하게 됐다. 제주소주는 국내 사업을 접는 대신 2022년부터 동남아를 중심으로 소주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과 미얀마, 필리핀 등 7개국에 9개 소주 브랜드를 ODM으로 공급하고 있다. 또 오비맥주는 제주소주가 보유한 지하수 사용 허가권도 함께 얻게 됐다. 허가 용량은 하루 150톤(t) 정도다.
주류 업계는 오비맥주가 이를 토대로 현재 2강(하이트진로·롯데칠성음료) 체제인 소주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국내 맥주 시장점유율 40% 정도의 1위 업체지만 소주 브랜드는 보유하고 있지 않다. 소주 1위 업체인 하이트진로는 참이슬과 맥주 테라·켈리를 팔고 있고, 롯데칠성음료는 소주 처음처럼·새로와 맥주 클라우드·크러시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오비맥주가 단기간에 소주 시장에서 당장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맥주의 설비 규모가 다른 경쟁업체와 비교해 턱없이 부족하고 생산력을 갖추기까진 투자와 인력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연간 소주 시장은 약 1억2000만 상자(36억병) 규모로 이 중 하이트진로가 60~70%, 롯데칠성음료가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소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동남아 시장에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가 K푸드(한국 식품)로 옮겨가면서 지난해 소주 수출액은 1억달러(약 1300억원)를 넘어섰다. 오비맥주의 주력 제품인 카스의 올해(1~8월) 수출 물량은 2020년 대비 66% 증가했다. 이른바 해외에서 한국식 '소맥(소주와 맥주)'를 판매할 수 있고, 유통망 확대 효과도 있다.
카스는 올해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식 포차' 테마를 활용한 프로모션으로 주목을 받기도 했다. 몽골과 대만, 호주, 유럽 등에서도 카스 수요가 늘고 있다. 구자범 오비맥주 수석부사장은 "이번 인수는 오비맥주의 장기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카스의 수출 네트워크 확장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윤 기자 mt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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