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단장한 디즈니시가 개관일을 6월 6일로 정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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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디즈니시(DisneySea)가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6일 새로운 테마 구역인 ‘판타지 스프링스’를 오픈했기 때문이다. 2000년 개장 당시 7개의 구역으로 출발했는데, 24년 만에 새로운 구역이 탄생한 것이다. 디즈니의 인기 애니매이션인 겨울왕국·라푼젤·피터팬 등 인기 만화영화 줄거리를 테마로 꾸며,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는 이곳을 다녀온 사람들의 사진이 가득하다.
디즈니랜드는 익숙하지만 디즈니시는 다소 낯설 수 있다. 역사를 살펴보자. 1950년대 말부터 일본에선 산업화와 도시화가 급격히 이뤄졌다. 주택, 공업 지대, 교통 기반 시설을 확충할 필요가 있었고, 이에 따라 도쿄만 주변의 간척 작업이 진행됐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대표적인 회사가 1960년에 설립된 오리엔탈 랜드다. 게이세이 전철과 미쓰이 부동산이 합작해 설립한 이 회사는 간척한 지역을 마이하마(舞濱)라 명명하고, 이곳에 대규모 엔터테인먼트 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 1983년 도쿄 디즈니랜드가 탄생한다. 우리 롯데월드가 1989년에 탄생했으니, 이보다 6년 빠른 셈이다. 2000년에는 도쿄 디즈니시를 개장했다. 디즈니랜드가 가족과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다면, 디즈니시는 성인 또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가족과 함께 가고 싶다면 디즈니랜드, 사랑하는 연인과 데이트를 하고 싶다면 디즈니시가 제격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현재 단지 내에는 총 7개의 호텔이 운영되며, 도쿄 디즈니랜드·디즈니시 그리고 호텔을 아울러 도쿄 디즈니리조트라고 부른다. 코로나 이후 실적이 회복되면서 주가 상승도 가파르다. 시장가치로 따지면 현대자동차보다 조금 크다.
오리엔탈 랜드는 판타지 스프링스의 개관일을 6월 6일로 선택했다. 이는 초대 사장인 가와사키 지하루의 기일에 맞춘 것이다. 도쿄 디즈니리조트의 역사는 가와사키 사장의 도전의 역사다. 원래 게이세이 전철 사장이었던 그는 1958년 미국 출장 중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를 보고 큰 감명을 받았다. 그는 일본에도 이와 같은, 아니 그보다 더 나은 시설을 만들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 이를 위해 그는 디즈니와의 제휴와 일본 내 자금 및 부지 확보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미쓰이 부동산과 손을 잡고 오리엔탈 랜드를 설립한 이유도 게이세이 전철 단독으로는 대규모 차입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원래 지바현 북부의 호숫가에 디즈니랜드를 세우려 했으나 수질 보호 구역 문제로 무산됐고, 미국 디즈니와의 협상도 여러 차례 결렬됐다. 1970년대 오일쇼크로 인해 게이세이 전철 경영이 악화되면서 그는 게이세이 전철 사장직과 오리엔탈 랜드 사장직을 내려놓아야 했다. 결국 그가 꿈꿨던 디즈니랜드는 그의 후배들 손에서 실현됐고, 1983년 오픈 행사에 그는 80세의 노구를 이끌고 참석했다. 그날 눈시울을 붉히는 그의 모습을 본 사람들은 숙연해졌다.
6월 6일을 개관일로 정한 것은, 수많은 난관을 이겨내고 디즈니랜드를 개장한 가와사키 사장의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뜻이다. 앞으로 마주할 도전에도 흔들림 없이 나아가겠다는 결의다. 비록 테마파크는 즐거움이 가득한 공간이지만, 이 또한 하나의 엄연한 사업이다. 일본만 해도 오사카의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USJ) 등 여러 경쟁 테마파크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경쟁력 유지는 필수다.
문득 삼성의 ‘반도체인의 신조’가 떠오른다. ‘안 된다는 생각을 버려라’ ‘큰 목표를 가져라’ 등으로 구성된 10항목은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시작할 때 전 직원이 공유했던 가치관이다. 매일 아침 이를 외치며 목표를 다졌고, 그 덕분에 세계 반도체 1위 자리에 올랐다. 오늘날 우리 기업들은 어떤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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