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삼성에 칩생산 저울질… 전영현 `턴키 파운드리` 주목

장우진 2024. 9. 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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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위탁 가능성 언급
HBM3E부터 수주 적용 땐
삼성, TSMC 점유율 추격전
삼성 AI 솔루션 - 파운드리, 메모리, 어드밴스드 패키지를 포함하는 토탈 솔루션.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가 반도체 설계부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까지 도맡는 '턴키(일괄 생산) 솔루션'으로 전 세계 인공지능(AI) 칩 최대 수요처인 엔비디아를 뚫을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가 제시한 엔비디아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3E 공급이 턴키 수주로 연계될 경우 HBM 시장 주도권 경쟁뿐 아니라, 파운드리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인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좁힐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5월 DS부문장에 선임된 이후 조직 재정비와 쇄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어, 연말에 '엔비디아 수주'라는 선물을 받아낼 지 관심이 쏠린다.

젠슨 황(사진)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1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그룹 주최 테크 콘퍼런스에 키노트 연설자로 나서, 삼성전자 파운드리 위탁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TSMC가) 훌륭하기 때문에 사용한다"면서도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다른 업체를 이용할 수도 있다(we can always bring up others)"고 말했다. 현재 파운드리를 맡기고 있는 TSMC에만 의존하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지난 7월 코엑스서 '삼성 파운드리 포럼&세이프 포럼 2024'에서 파운드리 '통합 AI 솔루션 턴키' 수주 전략을 발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국내 DSP(디자인솔루션파트너) 업체인 가온칩스와의 협력으로 수주한, 일본 프리퍼드 네트웍스(PFN)의 2나노(SF2) 기반 AI 가속기 반도체 양산 성과를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앞선 6월에도 미 실리콘밸리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에서도 이러한 턴키 수주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턴키 수주 전략은 HBM 등 AI반도체 칩에서도 가능한 구조다. 삼성전자는 현재 엔비디아와 5세대 HBM3E 8단 품질 검증(퀄테스트)을 진행 중으로, 업계에서는 올 3~4분기 중 본격 양산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 7월말 2분기 콘퍼런스콜에서 "(HBM3E 8단 제품은)고객사 평가가 정상 진행 중으로 3분기 중 양산 공급이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구체적인 시점을 언급한바 있다.

삼성전자는 HBM3E 8단에 이어 HBM3E 12단, 6세대 모델인 HBM4는 내년 하반기 출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만약 삼성전자가 제시한 턴키 수주가 HBM3E부터 적용될 경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 공급 리스크를 해소하는 동시에, 파운드리 영역까지 확보하게 된다. SK하이닉스와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동시에, 파운드리 영역에서는 세계 1위인 TSMC의 점유율을 따라잡을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3%였고, 삼성전자는 38%, 마이크론은 9%를 각각 차지했다. 또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은 TSMC 62%, 삼성전자는 13%로 모두 1위 자리는 내준 상태다.

엔비디아 신제품이 대부분 3나노급(1nm·10억분의 1m)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안은 삼성전자뿐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현재 TSMC와 삼성 외에는 엔비디아의 5나노 이하 칩을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도 파운드리 1.8나노 공정을 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개발 성공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인텔은 지난해 1.8나노 반도체 웨이퍼 시제품을 공개했지만, 로이터는 이에 대해 최근 "공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인텔의 1.8나노 제조 공정은 아직 대량 생산으로 전환할 수 없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흘러 나온다.

삼성전자는 DS부문의 '전영현 체제'에서 고성능컴퓨터(HPC)·AI 분야의 반도체 수요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전 부회장은 지난 7월 HBM 개발팀 신설 등 조직 재정비에 나서며 AI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사내 게시판을 통해서는 "최고 반도체 기업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새 반도체 조직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며 쇄신 전략을 제시했는데, 통상 CEO들이 강당에 모이거나 사내 방송 등으로 메시지를 전해왔던 관행을 감안했을 때 전 부회장이 조직 집결에 초점을 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로서는 TSMC 외 다른 AI칩 벤더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며 "현재 파운드리 점유율 차이는 다소 큰 편이지만, 삼성이 수율 문제만 잡아낸다면 TSMC와의 격차를 좁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우진·박순원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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