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안돼 중국으로...보이스피싱 막내서 총책 된 20대 기소

진영화 기자(cinema@mk.co.kr) 2024. 9. 12.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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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던 A씨(27)는 2019년 중국 친황다오에 있는 콜센터의 말단 상담원으로 취업했다.

합수단 관계자는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던 청년 다수가 중국에서 장기간 불법체류 상태로 여러 콜센터를 옮겨 다니며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고 있다"며 "이 중 일부는 독립하고 자신의 콜센터를 새로 조직해 중소 규모 콜센터가 난립하는 실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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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 조직이 피해자에게 보여준 가짜 구속영장 <사진=서울동부지검>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던 A씨(27)는 2019년 중국 친황다오에 있는 콜센터의 말단 상담원으로 취업했다. 보이스피싱을 주업으로 하는 업체였다. 이후 다롄, 칭다오 등 지역에서 한국인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보이스피싱 콜센터 운영 방법을 익혔다. 이렇게 4년간 배운 수법을 밑천 삼아 A씨는 올해 2월 싼야에 본인의 콜센터 조직을 세우고 함께 일하던 조직원들을 영입해 사기 범행을 이어갔다. A씨는 2019년부터 지난 5월까지 106명으로부터 약 46억원을 뜯어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홍완희)은 중국에서 활동하던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원 7명을 재판에 넘겼다고 12일 밝혔다. 이 중 총책 A씨 등 6명은 구속기소됐다. 이들은 중국 남부 싼야에 거점을 두고 검찰과 금융감독원 등을 사칭하며 피해자로부터 돈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검찰 수사관과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을 행세하며 조직적·단계적으로 피해자들을 속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수사관을 사칭한 상담원이 피해자에게 ‘계좌가 범행에 도용됐다’며 가짜 구속영장을 보여주고 2차 상담원을 연결하면, 검사 역할을 한 2차 상담원이 악성 앱을 설치하게 한 뒤 금융감독원 지시에 따르라며 3차 상담원에게 넘기는 식이었다. 이 상담원은 금감원 직원을 사칭하며 ‘불법 추가 대출을 막기 위해 대출 실행이 가능한지 확인한 뒤 대출금과 기존 자산을 건네라’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합수단 관계자는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던 청년 다수가 중국에서 장기간 불법체류 상태로 여러 콜센터를 옮겨 다니며 보이스피싱에 가담하고 있다”며 “이 중 일부는 독립하고 자신의 콜센터를 새로 조직해 중소 규모 콜센터가 난립하는 실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재판에 넘겨진 일당 중 20대가 3명으로 가장 많고 30대 3명, 10대 1명이었다.

검찰은 해외에 머무르고 있는 공범들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와 강제 송환을 추진하는 한편 수사를 통해 확인된 콜센터 조직들을 추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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