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계절 가을, 제주로 떠나는 추억여행

칼럼니스트 김재원 2024. 9. 12.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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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사람 제주살이 이야기] 124. 2024년 놓치지 말아야 할 ‘가을’ 제주 여행지 추천 ②

가을 감성과 낭만을 충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추억 소환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요? 여러 이유로 문을 닫았던 제주 시골 마을의 분교들이 먼지를 털어내고 새롭게 단장한 곳들이 있습니다. 폐교 살리기 운동의 일환으로 카페와 문화공간, 마을기업으로 탈바꿈한 곳들 중 어음분교는 카페와 게스트하우스와 함께 넓은 잔디밭과 트램펄린, 놀이터까지 갖추고 있어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참 좋은 곳입니다.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미술관. ⓒ김재원

성산읍에 위치한 김영갑갤러리 두모악 미술관도 삼달분교를 개조한 곳인데 20여 년 동안 한라산과 오름을 담아온 김영갑 작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이고요. 표선면 가시초등학교를 새롭게 단장해 문을 연 자연사랑미술관은 제주의 삶과 문화를 기록해 온 서재철 작가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사라져가는 제주의 풍경을 기억하고 있는 사진으로 어제의 제주를 만나러 꼭 한번 들러보길 추천합니다. 

애월읍 수산리에 자리한 동네책방 그리고 서점. ⓒ김재원

여행지에서의 노래와 책 한 구절은 여행의 감성을 더욱 증폭시키기도 하는데요. 아날로그 감성을 가진 LP카페를 찾아 음악을 들으며 오늘을 음미하며 사색에 잠겨보는 것도 좋습니다. 선선한 바람에 책 한 권이 생각난다면 제주 곳곳에 숨어 있는 동네책방 나들이를 가보는 것도 좋고요. 에세이, 소설, 시집 등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꺼내 들고 활자가 전하는 깊은 의미를 음미해 보면 어떨까요? 

저지오름 정상. ⓒ김재원

이제 대중교통 개편으로 한층 더 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된 중산간 마을 저지리로 떠나볼까 합니다. 예술인 마을이라는 독특한 특징을 갖게 된 저지리는요. 벽화와 예술작품, 작가의 생활이 공존하며 곳곳에 예술이 입혀진 산책마저 예술이 될 것 같은 작고 아름다운 마을입니다. 아름다운 숲 전국 대상을 받은 저지오름에 오르면 마을 전체를 조망해 볼 수 있고요. 마을에는 제주현대미술관, 야외전시장, 갤러리 등이 있어 천천히 걸으며 마을 곳곳에 있는 예술작품들을 돌아보기 좋습니다. 또 새로 건축된 독특하고 아름다운 건물들이 많아 한적하게 걸으며 눈과 마음을 힐링하기에 좋고요. 

저지리 예술인 마을에 자리한 제주현대미술관. ⓒ김재원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가을의 평온함을 누리며 자연의 품에 안겨보는 건 어떨까요? 캠핑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데크에 텐트를 설치할 수 있고, 캠핑 장비가 없다면 서귀포자연휴양림, 붉음오름자연휴양림, 교래자연휴양림 같은 휴양림을 이용해서 즐길 수 있습니다. 맑은 공기가 가득한 제주의 숲에서 그동안 쌓인 피로를 말끔히 씻어내 봅시다. 방해받지 않는 고요한 밤, 오롯이 나를 위한 하루의 끝자락에서 풀벌레 소리를 자장가 삼고 별빛을 조명 삼아 잠을 청해보고요. 아침이 되면 기분 좋게 일어나 숲길을 걸으며 하루를 시작해보세요. 자연에서 머무는 하루는 아늑한 쉼이 되어줄 것이니까요. 

붉은오름자연휴양림 숲속 야영장. ⓒ김재원

마지막으로 제주여행 중에 비를 만났다면 당황하지 마시고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해석한 돌하르방이 가득한 북촌돌하르방공원을 방문해 보길 추천합니다. 이곳은 마을에 나쁜 기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어 제주의 민속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돌하르방을 제주의 예술가들이 모여 하르방의 의미를 되새기고 재해석하며 제작하고 전시하는 공간인데요. 만남과 포옹, 사랑의 표현, 꽃을 건네는 돌하르방 등 소박하지만 사람들의 감성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한 작품들로 가득한 곳입니다. 이곳이 비 오는 날 가면 좋은 이유는 제주의 숲, 곶자왈과 함께 조성되어 있기 때문인데요. 제주 천혜의 자연과 돌하르방의 조합은 조금 더 생생한 민낯의 제주를 만나보는 느낌이 들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워낙 다양한 형태의 돌하르방들이 존재하다 보니 걷는 내내 곶자왈 곳곳에 놓여 있는 하르방 앞에서 재미있는 사진을 많이 남겨보세요. 

북촌돌하르방공원. ⓒ김재원

무더운 여름이 가고 선선한 바람이 부는 가을이 다가오는 중입니다. 올가을 조금 특별한 제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입니다. 

*칼럼니스트 김재원은 작가이자 자유기고가다. 세계 100여 국을 배낭여행하며 세상을 향한 시선을 넓히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작가의 꿈을 키웠다. 삶의 대부분을 보낸 도시 생활을 마감하고, 제주에 사는 '이주민'이 되었다. 지금은 제주의 아름다움을 제주인의 시선으로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사진을 찍으며 에세이 집필과 제주여행에 대한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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