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 주가조작’ 전주, 유죄로 뒤집혔다…“알고도 편승, 일반 투자자에 피해”

2심, 전주 방조혐의 인정…핵심 피고 권오수도 형량 늘어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법처리 목소리도 한층 거세질 전망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이 9월12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주가조작 의혹' 2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범들에게 돈을 댄 이른바 '전주'(錢主)가 2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심에서는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2심에서 추가된 방조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면서 결과가 뒤집혔다. 이 사건 연루 의혹을 받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법처리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안승훈 심승우 부장판사)는 12일 시세조종 관련 방조 혐의를 받는 손아무개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도이치모터스 주식에 관해 시세조종을 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에 편승한 뒤 인위적 매수세를 형성해 다른 피고인들의 시세조종을 용이하게 했다"며 "그에 따라 주식 시세가 증권시장의 정상적 수요와 공급에 따라 형성되지 않아 선의의 일반 투자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주가조작 공모 혐의로 기소된 손씨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이후 2심에서 예비적 공소사실로 손씨에게 방조 혐의를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손씨가 공동정범은 아니더라도 주가조작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방조 혐의는 인정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가 2021년 12월26일 당시 자신의 허위 이력 의혹과 관련해 사과하며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심 재판부가 손씨의 방조 혐의를 인정하면서 김건희 여사에 대한 사법처리 가능성도 커졌다. 검찰은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받는 김 여사에 대한 처분을 항소심 선고 이후로 미뤄둔 상태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주가조작 공범들의 시세조작에 김 여사의 계좌 3개가 동원됐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공모 여부는 판단하지 않았다.

항소심은 이날 핵심 피고인인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에게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과 벌금 5억원을 선고했다. 1심 판결의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5억원보다 형량이 늘었다.

권 전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우회 상장 후 주가가 하락하자 2010∼2012년 이른바 '주가조작 선수'와 '부티크' 투자자문사, 전·현직 증권사 임직원 등과 짜고 도이치모터스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2021년 10월 기소됐다. 이들은 차명계좌를 동원해 조직적으로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등 시장에서 금지된 부정한 수단을 동원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