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사·약국·은행·식당…‘혼추족’ 피난처된 편의점

이효석 기자(thehyo@mk.co.kr) 2024. 9. 12. 16: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명절 연휴 기간 전국 5만5000개가 넘는 편의점은 '혼추족(고향에 가지 않고 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을 위한 다목적 플랫폼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을 닫는 약국, 은행의 기능을 대체하고, 연중 무휴로 운영되는 편의점 택배를 통해 소비자들의 물류 수요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추석 넷 중 한 명은 ‘집콕’
문닫는 편의시설 역할 대체

명절 연휴 기간 전국 5만5000개가 넘는 편의점은 ‘혼추족(고향에 가지 않고 혼자 추석을 보내는 사람)’을 위한 다목적 플랫폼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을 닫는 약국, 은행의 기능을 대체하고, 연중 무휴로 운영되는 편의점 택배를 통해 소비자들의 물류 수요도 흡수하고 있는 것이다. 고물가 시대에 갈수록 높아지는 인건비 등으로 연휴 동안 문을 닫는 편의시설이 늘면서 빚어진 일이다.

12일 GS25가 최근 설과 추석 연휴(6일간) 실적을 직전 주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안전상비의약품 매출은 128.4%, 반값택배는 116%, 현금인출기는 105.2% 크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됐다. 추석은 지난해 9월 28~30일, 설은 올해 2월 9~11일까지를 기준으로 했다.

올해는 특히 안전상비의약품의 점포별 보유 물량을 3~5배로 확충한다. 의대 정원 문제로 의료 공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연휴 간 편의점의 긴급 구매처 역할이 더 커질 것으로 판단해서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GS25 직원이 안전상비의약품 진열대를 정비하고 있다. [사진 출처 = GS리테일]
GS25는 업계 최대 규모인 1만3500여대의 현금자동입출금기(CD·ATM)도 운영 중이다. 현금자동입출금기를 줄이는 시중 은행과 반대로 회사는 운영 규모를 매년 확대해왔다. 올해 명절에도 사용량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CJ 대한통운 등 물류사들이 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택배 서비스 가동을 중단한 상황에서 편의점만큼은 자체 물류를 이용한 택배 서비스도 가동한다. GS25의 반값택배는 매장에서 택배를 접수하고 다시 매장에서 찾아가는 서비스다. 모든 서비스가 자체 물류를 통해 이뤄진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접수부터 배송, 수령까지 연중무휴로 운영되고 있다. 회사는 이 같은 특장점을 바탕으로 귀경을 하지 않고 일상을 유지하는 혼추족의 긴급 택배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객이 GS25의 반값택배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출처 = GS리테일]
고물가 시대에 추석 연휴 간 도시락 판매는 매년 두자릿 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최근 3년간(2021~2023년) 명절 연휴 기간(당일 포함 3일 기준) CU 도시락의 전년 대비 매출 성장률은 2021년 15%, 2022년 13.4%, 2023년 18.5%으로 나타났다.

회사가 지난 설 연휴 동안 간편식 매출을 입지별로 살펴본 결과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오피스텔, 대학가, 오피스가 입지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특히 오피스텔 입지에서는 전년 대비 매출이 30.2%나 높게 증가했다. 갈수록 높아지는 인건비와 식재료 값 등으로 연휴 동안 문을 닫는 식당이 늘면서 편의점이 그 역할을 대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편의점 CU의 자체 커머스앱 ‘포켓CU’의 주간 인기 상품 순위에 추석 명절 도시락이 1위(12일 기준)를 차지했다.
편의점 관계자는 “최근 몇년 사이 편의점이 매년 명절 연휴 기간, 문을 닫는 식당, 은행, 약국 등을 대체하는 다목적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기 시작했다”며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로 올 추석에도 국민 4명 중 1명은 아무 데도 가지 않기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교통연구원이 96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응답자의 25.3%는 아무 데도 가지 않을 계획이고, 22.6%는 정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귀성하지 않은 이유로는 ‘현재 거주지가 고향이기 때문에 이동하지 않음’이 33.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교통혼잡(14.8%), 업무(13.2%) 등이 뒤를 이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