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훈풍'에 亞기술주 강세…韓日지수, 8거래일만에 올라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인공지능(AI) 붐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 급등에 힘입어 아시아 주요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12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주요 주가지수가 8거래일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12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주요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는 전장 대비 1,213.50(3.41%) 오른 36,833.27에 장을 마쳤고, 코스피도 2.34% 올랐다.
닛케이와 코스피는 이번 달 첫 거래일(2일)을 제외하면 전날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지수가 각각 7.96%, 6.25% 내린 상태였다. 미국 주가지수 급락 충격을 그대로 받았던 4일에는 각각 4.24%, 3.15% 내리기도 했다.
대만 자취안 지수도 이날 2.96% 상승, 3거래일 연속 하락 행진을 마감했다.
이날 각국 증시에서 시가총액 비중이 큰 기술주들이 상승을 주도했다.
국내 삼성전자(+2.16%)·SK하이닉스(+7.38%)·한미반도체(+5.30%)와 일본 도쿄일렉트론(+4.82%)·어드반테스트(+9.20%), 대만 TSMC(+4.79%) 등의 주가가 일제히 올랐다.
앞서 11일 미국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 주가가 8% 넘게 오르며 기술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되살렸다.
엔비디아 주가는 6일 종가 102.83달러를 기록하며 100달러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11일 장대 양봉(+8.15%)을 그리며 116.91달러로 장을 마감해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AI 수요가 여전히 엄청나고 투자 수익이 상당할 것이라고 밝혔고, TSMC 외에 삼성전자에 AI 칩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를 맡길 수도 있다고 시사했다.
또 미 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에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수출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미국 매체의 보도도 호재로 작용했다.
엔비디아 주가 급등에 힘입어 반도체 관련 종목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90% 상승했고, 나스닥 지수(+2.17%)를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1.07%),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31%) 등 3대 지수도 올랐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폭을 결정할 다음 주(17∼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11일 발표된 8월 미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시장의 50bp(1bp=0.01%포인트) 금리 인하 기대감을 줄였다.
8월 C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으나 근원 CPI(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 제외) 상승률은 예상치 0.2%보다 높은 0.3%였다.
물가가 생각만큼 쉽게 진정되지 않으면서 큰 폭의 금리 인하 기대는 사그라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를 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50bp 인하 전망이 하루 만에 34%에서 13%로 줄어들었다.
골드만삭스의 티머시 모 수석 전략가는 50bp보다 25bp 인하가 증시 랠리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면서, 50bp 인하 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가치는 올랐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CPI 발표 직전 101.4 수준에서 머무르다 한때 101.8을 넘어섰고, 전장 대비 0.057 오른 101.741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일본은행(일본 중앙은행) 다무라 나오키 심의위원이 이날 "(정책금리를) 적어도 1% 정도까지 올려야 한다"면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발언을 내놨지만, 달러화 강세 속에 엔/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0.33엔 오른 142.69엔에 거래되고 있다.
엔/달러 환율 상승은 일본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며,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우려도 줄어든다. 최근 코스피도 엔/달러 환율과 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 대비 0.3원 내린 1,338.7원에 거래를 마쳤다.
국제 유가는 미국 허리케인 여파에 대한 우려 속에 반등했다.
전날 한때 약 3년 만에 배럴당 70달러선을 밑돌았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전장 대비 2.51달러(3.63%) 오른 71.70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밖에 오후 3시 49분 기준 상하이·선전증시 시가총액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0.39%)와 홍콩 항셍지수(+1.09%)는 엇갈린 흐름이다. 호주 S&P/ASX 200 지수는 1.1% 올랐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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