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세 줬다가, 등기 당겼다가 '양도세 날벼락' 사연 안타까워

2024. 9. 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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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 방 주거하며 전입신고
과세당국은 주택으로 간주
양도세 기준일은 양도시점
몇채인지 정확하게 따져야

대다수 국민은 세금에 취약하다. 특히나 부동산 관련 세금은 수시로 개정되기 때문에 더욱 난해하게 느껴진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취득세와 양도소득세다.

취득세는 부동산 거래 계약 시 공인중개사가 확인 설명을 하게 돼 있다. 하지만 양도소득세는 공인중개사의 확인 설명 범위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세무사와 상담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기초 지식과 정보를 간과해 발생한 피해 사례가 의외로 많다.

10여 년 전에 주택을 한 채 매입해 장기 거주하던 A씨가 집을 팔게 됐다. 보유 주택은 줄곧 한 채였으니 당연히 비과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1년 후 가산세까지 20% 포함된 양도세 고지서가 날아왔다. 이유를 확인해보니 A씨에게는 상가 건물이 하나 있었다. 식당으로 임대를 놓고 있었는데 상가 임차인이 아예 식당의 방 하나를 주거용으로 사용하면서 전입신고까지 해놓았던 것이다. 임차인이 상가 건물이나 오피스텔에 전입신고를 하는 경우 과세당국은 해당 물건지를 주택으로 보고 과세하게 된다.

영업용으로 임대했더라도 공부상 용도가 아닌 실제 사용 여부에 따라 양도세를 부과하다 보니 전입신고 내역을 통해 임차인이 건물 일부를 주택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가 된 경우다. 주택을 매도할 예정인 경우 혹시 상가 건물을 소유하고 있다면 주택이 아니니 상관없겠지 방심하면 안 된다. 전입신고 내역 등을 세심하게 살펴봐야 한다.

최근에 이런 안타까운 일이 또 있었다. 20년 넘게 거주하던 아파트를 매도하고 입지가 더 좋은 곳으로 평수를 넓혀가는 B씨. 침착한 성격답게 기존 주택을 선매도한 뒤 원하는 지역 급매물을 발견하게 됐다. 전부 리모델링이 필요해 매매가가 감액된 것인데, 여윳돈이 없다 보니 살던 집을 팔고 동시에 신규 주택에 입주해야 하는 상황.

인테리어 공사에 2~3주가 소요되기 때문에 그동안 이삿짐을 보관하고 거주할 곳을 찾는 일이 난감했다. 고민 끝에 급전을 마련해 신규 주택 먼저 등기한 뒤 공실 상태에서 리모델링하기로 결정했다. 대출금과 가족·친지들 차용금으로 자금을 가까스로 마련해 잔금을 치르고 소유권이전등기까지 완료했다.

2주 동안 인테리어를 한 뒤 드디어 기존 집 잔금을 받아 신규 주택으로 이사 들어가게 됐다. 그런데 기존 집 소유권을 넘겨주는 잔금 날 기본적인 사항을 확인하다가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중개사가 다른 보유 주택은 없는지 묻자 B씨는 갭투자로 매입해둔 소형 주택이 있다고 답한 것. B씨는 "그렇지 않아도 집을 팔기 전에 세무 상담을 해보니 일시적 1가구 2주택이라서 양도세가 안 나온다고 했다"고 말했다.

중개사는 갑자기 머리를 둔기로 맞은 듯 멍해졌다. "다른 주택이 하나 더 있으시다고요?"

일시적 1가구 2주택은 첫 번째 집을 산 지 1년 경과 후 두 번째 주택을 매입하고, 두 번째 주택을 매입한 지 3년 안에 첫 번째 주택을 매도하면 비과세가 된다. 이를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라고 한다.

만약 원래 계획대로 기존 집 매도 잔금과 신규 주택 매수 잔금이 같은 날 동시에 이뤄졌다면 당연히 일시적 1가구 2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게 된다. 하지만 신규 주택 인테리어를 위해 잔금 일을 앞당겨 선등기를 하고 나니 기존 집을 양도하는 시점에 3주택자(기존 주택·갭투자 주택·신규 주택)가 돼버린 것이다.

취득세 기준일은 취득 시점이고 양도세 기준일은 양도 시점이다. 즉 취득세는 주택을 취득할 당시 보유 주택 수에 따라 취득세율이 달라진다. 반면 양도세는 양도하는 시점에 주택을 몇 채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양도세율이 달라지는 것이다.

결국 2주 차이로 3주택자가 돼 양도세가 과세될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나마 양도세 과세 대상이 됐다는 걸 인지하고 신고 기간 이내에 신고함으로써 가산세는 피하게 됐다. 하지만 며칠 차이로 안 내도 낼 세금을 내게 된 매도인은 충격에서 벗어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인테리어를 위해 신규 주택 등기를 먼저 하게 되면 양도세가 과세된다는 점을 인지했다면 차라리 조금 불편하더라도 이삿짐을 보관하고 숙박시설에서 지내는 걸 선택했을 것이다.

모든 세금은 어렵고 복잡하다. 그리고 아깝다. 안 낼 수 있는 세금을 내는 건 더 아깝다. 집은 사고파는 일이 익숙해질 만큼 수시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놓치기 쉽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럼에도 집을 사야 한다면 '취득세', 팔아야 한다면 '양도세'를 미리 체크해 불필요한 금원을 징수당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내 돈을 아끼는 길이다.

[양정아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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