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환 "우리은행 부당대출 심각한 우려…경영진 책임감 느끼고 있을것"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문제가 불거진 우리금융그룹에 "금융위원장으로서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현재 우리금융과 은행의 경영진도 이번 금융사고와 관련해 깊은 책임감을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12일 밝혔다.
그는 "금융감독원이 검사를 진행 중이고, 정기검사도 곧 진행을 시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금감원의 엄정한 검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하고 진행 상황을 면밀히 살펴 보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우리금융과 우리은행에 다음달 정기검사를 한다. 당초 내년에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부당대출과 보험사 인수 적정성 등을 살펴보기 위해 일정을 1년 앞당겼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부당대출에 "현 경영진에도 책임이 있다"고 밝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과 조병규 우리은행장의 향후 거취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김 위원장은 다만 "(경영진)거취와 관련해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이 부분은 기본적으로 우리금융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 추진 중인 동양생명, ABL생명 인수와 관련해선 김 위원장은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관련 이사회에서 의결하고 만약에 인가 신청이 들어오면 정한 절차, 요건에 따라서 금감원에서 1차적으로 심사하고, 결과를 토대로 금융위에서 인가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법령이 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덧붙였으나 "방향성을 전혀 갖고 있지는 않다"는 단서를 달았다.
앞서 이 원장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추진에 대해 "당국과 소통이 없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인수 후 자본력에 문제가 없는지 정기검사를 통해 들여다보겠다고 했다. 정기검사를 마쳐야 경영실태평가 등급이 나오고, 이 결과를 토대로 인가 승인을 하기 때문에 사실상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에 '제동'을 건 셈이다. 다만 우리금융의 자회사 편입에 대한 최종 승인권은 금융위가 쥐고 있다.
우리금융이 우리종합금융과 한국포스증권 합병을 통해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킬 당시 발행어음 관련해서 금융당국이 특혜를 줬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는 김 위원장은 반박했다. 그는 "금감원도 그것을 목적으로 (정기검사를) 이야기 하지는 않은 걸로 알고 있다"며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금감원의 인가 심사, 그리고 금융위의 인가 결정으로 법령에 정한 절차와 충분한 심사를 거쳐서 결정이 난 것"이라서 특혜설을 일축했다.
그는 "은행 산업 자체가 다소 경쟁이 부족한게 아니냐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다만 어떤 특화된 분야에서 조금더 의미가 있는 인터넷은행을 만들거냐, 어느쪽으로 유도할 거냐 하는 부분은 인가 기준을 만들면 공개하겠다"고 언급했다.
가계부채 관리에 대해선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시행한 9월 이후 5영업일 동안 1조1000억원이 늘었다"며 "더 지켜봐야겠지만 은행쪽만 보면 5영업일 기준으로 8월 대비 증가폭이 절반 정도로 (규제)효과는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둔화된 모습이 진행되면 추가 조치는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책대출 관리에 대해 정부 부처간 엇박자가 난다는 지적엔 "당국과 국토교통부간 큰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생아 특례, 기존에 하던 무주택자에게 취약계층, 저소득층 주택구입 지원하겠다는 목적이 있고 조금 대상 요건을 완화겠다고 발표한 부분도 있다"며 "그런 정책 목적과 약속은 지켜 나가야 한다. 다만 늘어나는 속도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필요하다면 제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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