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 죽어나간다' 의석 항의에…한덕수 "가짜뉴스"
여야, 대정부질문서 의료대란 장기화 두고 설전
남인순 "의대증원 정책실패" vs 한 "최선 다해"
[더팩트ㅣ국회=조채원 기자]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을 진행했다. 여야는 '의정갈등'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였다. 여당은 의료개혁 당위성을 강조했고, 야당은 정부에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 책임론을 제기했다. 몰아붙이는 야당 의원과 "편파적이다, 답변할 시간을 달라"는 한덕수 국무총리, 한 총리 태도에 항의하는 의원들의 사이 고성이 오가 주호영 국회 부의장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는 한 총리와 이주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한 총리에게 "우리 국민은 의사 수가 부족하기 때문에 의대 증원을 찬성한다"면서도 "지금까지 기존에 누리던 편리한 의료서비스까지 불편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한 총리는 "의료 개혁이 바로 국민들의 그러한 열망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의대정원 문제는 필수의료 확충을 위한 수가 조정, 지역의료의 완결, 필수의료 행위에 대한 사법리스크 완화 등 의료개혁 과정의 한 부분일 뿐인데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더 많은 걱정을 끼쳐 안타깝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주 80시간, 36시간 연속근무 등 전공의들의 가혹한 환경을 외면한 채 그 희생에 기대어 값싸고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누려왔던 것이 사실"이라며 "이것을 먼저 바꾸자고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부가 더 열린 자세로 나와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한 총리는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종합적인 1차 의료개혁안의 첫 번째는 전공의들의 근무 환경 개선"이라며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필수 의료에 헌신하는 전공의에 대한 환경 개선을 가장 먼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추석을 앞둔 응급의료 대란 우려를 고리로 한 총리에게 파상 공세를 폈다. 남 의원은 의대 정원 매년 2000명을 증원을 '정책실패'로 규정하며 절차 상 문제를 제기했다. 남 의원은 "2000명은 의료계와 상의 없이 22대 총선을 겨냥해 발표한 정치적 숫자 아니냐"며 "총선에서 심판받았으면 정책 수정해야 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의 고집불통으로 의료대란 사태까지 왔다"고 주장했다. 남 의원은 5년 간 500~1000명 정도 증원, 전년 대비 5~7% 정도 증원 의견을 제시한 서울대, 한국개발연구원(KDI) 보고서를 언급하며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총리는 "충분히 과학적 근거에 따라 결정한 것이고 정치적으로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이런 개혁을 하지 않는다"며 "해당 연구보고서에서도 2035년까지 1만명이 부족하다는 점이 언급됐고, 어떤 속도로 증원하느냐는 정책 당국자가 결정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남 의원은 각 대학 의대정원 배정 심사 과정 문제도 제기하며 "3번 회의를 열고 5시간 만에 40곳의 증원폭을 결정하는 것은 졸속"이라며 "의학교육평가원에서도 지난 3월 '각 대학 교육요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는데 정부는 계속 잘했다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그는 "환자 피해신고 접수현황을 보면 수술지연 494건을 포함 877건의 피해가 접수됐다"며 "응급실 뺑뺑이로 사망사례도 잇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 총리는 "잇따른다는 표현은 과장"이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응급실 상황이 어렵지만 협력하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석에서 '국민들이 죽어나간다'고 소리치자 한 총리는 "어디에 죽어나가냐, 가짜뉴스"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보건복지부 장관, 차관 경질 등 책임자 문책 의사가 없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한 총리는 "의료계가 합리적인 안을 가져오면 정부는 숫자에 구애받지 않고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지만 의료계는 백지화만 주장하고 있다"며 "진정성을 알아달라"고 촉구했다.
chaelo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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