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인터넷 친구'에 사회적 관심 필요하다

[온라인 어린이 보호구역] 20. 경상남도 아동·청소년 통합지원센터 이영주 상담원

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온라인 세이프티'(Online Safety)에 대한 인식 확산, 아동을 위한 디지털 안전망 논의를 공론화하기 위해 '온라인 어린이 보호구역' 연속 특별기고를 마련했습니다. 현재 아동은 비대면 중심의 일상생활을 보내고 있지만 온라인상에 아동을 위한 보호장치는 오프라인 대비 크게 부족한 상황입니다. 온라인 상에서의 유해정보 노출, 사이버불링, 디지털성착취 등 실재하는 위협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한 안전망 마련이 시급합니다. 매주 월요일 온라인 세이프티를 위한 아이들과 복지 현장,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들려드립니다. -편집자 말

경상남도 아동·청소년 통합지원센터 이영주 상담원. ⓒ초록우산

디지털 네이티브라 불리는 요즘 아동·청소년은 온라인에 익숙하다. 그렇기에 거부감이나 두려움 없이 온라인을 통해 형성되는 대인 관계를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그루밍, 성매매 등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각종 성착취 피해는 이러한 인터넷 문화를 배경으로 벌어진다. 아이들에게 있어 일상인 온라인 공간에서의 만남 이면에 치명적인 위협이 도사리고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온라인 성착취는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어날 수 있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실시간으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온라인을 매개로 발생하는 성착취는 오프라인 피해까지 복합적으로 야기한다는 면에서 더욱 심각하다. 온라인에서 형성된 친밀감을 토대로 신체 사진·동영상 전송이나 성적 영상 통화 등을 요구하는 디지털 성범죄, 성매매, 알선, 성폭행, 가출, 약물복용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 경각심을 느껴야 할 지점은 아동·청소년의 온라인 이용 연령이 낮아지면서 성착취 피해에 노출되는 연령대도 어려지고 있다는 것이다. 성착취 피해아동·청소년 지원센터 2023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센터에서 지원한 전체 피해자 952명 중 14~16세가 435명(45.7%)으로 전년 (393명, 45.6%)에 이어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온라인 공간의 성착취 피해로부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우선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 2020년 5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성매매 대상이 된 피해 아동·청소년을 보호, 지원할 체계는 마련돼 있다.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성매매에 노출된 아이들을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아동·청소년을 성매수자와 동일한 범죄자로 인식하는 경우 등이 그러하다.

성매매 대상 아동·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아이들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하며, 피해 신고를 어렵게 만든다. 또한, 아이들을 가정·학교·사회에서 끊임 없이 2차 가해에 노출시키는 요인이 된다. 성매수자를 제대로 처벌하지 못하는 배경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현행 법상 성매매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은 피해자임에도 사회적 시선으로 인해 보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그루밍 처벌을 위한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착취 범죄는 온라인 그루밍이 함께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와 관련해 현재 처벌 규정은 있으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온라인 그루밍을 제대로 처벌하기 위한 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는 누구나 온라인 성착취 범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특히, 성장기 아동·청소년의 경우에는 그 피해가 앞으로의 인생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가해자는 처벌, 피해자는 보호받아야 한다는 사회정의 측면에서도 아동·청소년에 대한 온라인 세이프티는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부모, 사회의 보호가 필요한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안전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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