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도시가스관 30cm 옆 고압 스팀 배관…“대형 인재(人災) 우려”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2024. 9. 12.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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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사하구에서 산업용폐기물 소각 시 발생하는 스팀을 인근 공장으로 공급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도시가스관과 불과 30cm 떨어진 곳에도 배관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스팀배관이 도시가스관과의 30cm 정도로 근접 설치될 것이란 계획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공사 중 도시가스관을 건드리면 사하구 일원 약 3000세대의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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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격 거리 늘리거나 우회해야” 지적에 시공업체 측 “협의할 것”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부산 사하구 구평동에서 스팀배관 공사가 진행 중이다. 왼쪽 적색 관이 스팀배관이다. ⓒ 독자 제공

부산 사하구에서 산업용폐기물 소각 시 발생하는 스팀을 인근 공장으로 공급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도시가스관과 불과 30cm 떨어진 곳에도 배관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수 년간 스팀을 포함한 배관 사고로 피해가 끊이지 않은 데다 배관이 지나는 구간 근처에 다수의 학교와 대규모 아파트 등 주거단지가 있어 시민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 대형 '인재(人災)'가 되지 않도록 사하구 등 관계 기관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시공업체는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12일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4월 'HLB에너지-CJ제일제당 간 스팀배관공사 도로관리심의'가 조건부 가결돼 현재 H사에서 관련 공사를 진행 중이다. 전체 3191m 구간이며 가스관과 스팀 배관이 30cm 가까이 접근하는 구간은 약 400m로 알려졌다. 

크고 작은 배관 사고 이어져…"관계 기관·기업과 협의 필수적"

눈여겨볼 점은 스팀배관과 관련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전북 익산에서 발생한 폐기물처리업체 소각로 증기 배관 폭발 사고로 주민들이 불안을 호소했다. 당시 "사업장 내 스팀 운반을 위한 배관 플렉시블 밸브에 문제가 생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8년 고양 백석역 온수관 파열 사고로 10여명의 사상사고가 나는 등 열·스팀배관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장거리 스팀관을 뭍고 유지보수 해야 하는 점도 주민 불안 요소라는 의견이다.

스팀배관 계획구간 인근에는 다수의 학교와 약 1500세대에 달하는 주거세대가 밀집해 있다. 스팀배관이 도시가스관과의 30cm 정도로 근접 설치될 것이란 계획이 알려지자 업계에서는 "공사 중 도시가스관을 건드리면 사하구 일원 약 3000세대의 도시가스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H사 관계자는 "배관이 두꺼울 뿐만 아니라 보온재도 있어 문제되지 않는다. 앞서 알려진 사고는 지역 난방 사고다. 안전 우려는 이해하지만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배관공사 관련 기관·기업의 협의 문제도 지적됐다. H사 측은 '주요 지하 매설물이 있는 도로의 굴착공사를 하고자 할 때는 당해 지하 매설물의 관리자와 협의하고 입회하에 공사 진행' 등 안전관리 대책을 담은 내용을 사하구청에 전달했다면서 관련자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도시가스 관계자는 "지장물 조회를 제외한 스팀배관 매설과 안전 문제에 대한 착공 전 사전 협의는 없었다. 공문도 안 받았다"며 "협의도 없는 상태에서 진행되고, 혹시나 사고가 난다면 주민과 회사가 피해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도시가스관과 타 시설물과의 최소 이격거리는 30cm다. 그러나 스팀배관 이격 거리는 명확히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사업법을 보면 특고압 지중선로의 경우 1m 이상 이격해야 한다. 전문가들이 스팀 배관 이격과 관련한 법 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다. 

에너지관리공단 "스팀배관 관련법 없어…도로법 적용"

에너지관리공단 관계자는 "집단에너지사업법에는 스팀배관과 관련된 내용이 없고 도로법을 적용한다고 해도 30cm보다는 더 띄워야 하는 걸로 안다"고 했다. H사 측 관계자는 관련 기업과 논의 여부에 대해 "현장 입회가 이뤄지고 있다"며 "노선 변경이나 거리 이격 조정이 필요하다면 관계 기간과 협의해 안전하게 공사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앞서 사하구의회에서도 지적이 나왔다. 유동철 사하구의원은 지난 5월 5분 발언을 통해 "사하구의 열악한 도로 밑에는 통신선, 상수도, 오수, 우수관, 가스관, 한전 설비 등 여러 가지 선로 및 관들이 거미줄처럼 설치·연결돼 있다"며 "공사 중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장애나 문제로 인한 피해 또한 크게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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