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연설은 불허, 재보궐선거는 언감생심…군소정당의 착잡한 명절
“땀 흘려 일하는 사람 목소리 전달해야”
새미래민주당은 보궐선거 입후보 포기
22대 다당제 이뤘지만 군소정당 존재감↓
진보당이 12일 22대 첫 정기국회에서 5석 이하 비교섭단체에는 대표연설 기회를 주지 않은 데 대해 유감을 표했다. 최근 김종민 의원의 탈당으로 원외 정당으로 전락한 새미래민주당(새민주당)은 10·16 보궐선거 입후보를 포기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군소정당의 착잡한 분위기가 읽힌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2대 첫 정기국회에서 5석 이하의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이 결국 불허됐다”며 “진보당을 비롯한 비교섭단체 대표들에겐 발언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기국회는 지난 2일 개원식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일정에 돌입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각각 4일과 5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진행했고, 지난 9일엔 총 12석을 보유한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비교섭단체 대표로는 유일하게 국회 본회의에서 연설했다. 하지만 각 3석인 진보당과 개혁신당엔 비교섭단체 대표연설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윤 원내대표는 “의장과 여야 대표회담에서 국민의힘 반대로 (비교섭단체 연설이) 합의되지 않았다고 한다”며 “국회법 어디에도 5석부터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할 수 있다고 돼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비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안 된다고 해서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지만, 이 또한 여야 협의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개같이 뛰어다니고 있다’는 말을 남기고 목숨을 잃은 택배노동자, 추석을 앞두고 피눈물을 흘리며 논을 갈아엎는 농민들의 목소리를 누가 이 본회의장에서 이야기하고 있는가”라며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사명이 진보당엔 있다”고 말했다.
새민주당은 상황이 더욱더 좋지 않다. 김 의원 탈당 이후 새로운미래에서 당명을 바꾼 새민주당은 다음 달 16일 열리는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했다. 심지어 이낙연 전 대표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도 마땅한 군수 후보를 찾지 못했다.
당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출마하고자 하는 후보가 없다”며 “22대 총선 이후 당을 정비하는 과정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보궐선거 패배가 자명한 상황에서 후보를 내는 것이 오히려 당의 사기를 떨어뜨린다는 의견도 이런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22대 국회는 새민주당을 포함해 총 8개 정당이 원내 진입에 성공하며 사실상 다당제가 구현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혁신당 이외 다른 군소정당은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한때 혁신당을 중심으로 ‘공동교섭단체’ 논의가 진행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했고, 전날 민주당·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 소속 의원 12명이 구성한 ‘윤석열 탄핵 준비 의원연대’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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