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 벽 못 넘은 20살 여자월드컵팀…“고개 숙일 필요 없다”

12일 개최국 콜롬비아에 0-1패
박윤정 감독 “선수들 최선 다했다”

박수정이 12일(한국시각) 콜롬비아 칼리의 파스쿠알 게레로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콜롬비아 선수를 피해 드리블하고 있다. 칼리/EPA 연합뉴스

“끝이 아니다. 더 노력하겠다.”(공격수 전유경)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응원해 달라.”(박윤정 감독)

한국 20살 여자 축구대표팀의 도전이 16강에서 멈췄다. 하지만 선수들은 당당했고, 고개를 숙일 필요도 없었다.

박윤정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살 이하 여자축구대표팀은 12일(한국시간) 콜롬비아 칼리의 파스쿠알 게레로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U-20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개최국 콜롬비아에 0-1로 졌다.

한국은 앞서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독일을 꺾는 뒷심을 발휘했고, 덕분에 1승1무1패 D조 3위로 16강에 올랐다. 한국이 U-20 여자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2014년 캐나다 대회 이후 10년 만이다.

이날 경기에서도 한국은 점유율에서 뒤졌지만, 슈팅수(12개-12개)와 유효슈팅수(6개-2개)에서 밀리지 않았다. A조 3연승으로 16강에 진출했고, 이날 안방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을 받은 콜롬비아와 당차게 맞섰다.

박 감독은 주장 전유경(위덕대)과 한방을 갖춘 박수정(울산과학대)을 이날 최전방에 배치했고, 강은영(대덕대)과 배예빈, 김신지(이상 위덕대) 등이 중원에서 공격 작업을 지원했다. 양다민(울산과학대) 등 활동량 많은 포백 수비진에 더해 수문장 우서빈(위덕대)이 골문을 단단하게 지켰다.

한국은 초반 2005년생 간판 공격수 린다 카이세도(레알 마드리드)를 앞세운 콜롬비아의 침투에 시달렸다.

김신지가 12일(한국시각) 콜롬비아 칼리의 파스쿠알 게레로 경기장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살 이하 여자월드컵 16강전에서 콜롬비아 선수와 공을 다투고 있다. 칼리/AFP 연합뉴스

하지만 전반 중반을 지나면서 역공을 시도했고, 전반 40분에는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양다민의 크로스를 전유경이 상대 골문을 향해 머리로 꽂는 등 위협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비록 후반 19분 상대의 주포 카이세도에게 결승골을 내줬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박윤정 감독은 실점 직후 공격적인 선수 교체를 통해 출력을 끌어올렸고, 선수들은 온힘을 짜내며 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동점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유경은 경기 뒤 방송 인터뷰에서 “열심히 준비했는데 마무리가 아쉽다. 여기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윤정 감독도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다. 결과를 내지 못했고, 하고자 한 것이 조금 안 나와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이 16강을 일궈냈고, 오늘 경기에서도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 많이 응원해달라”고 했다.

한편 우승후보 북한은 13일 오전 오스트리아와 8강 진출을 놓고 다툰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